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지난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 전 대통령의 묘역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 구도를 그려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공개 일정을 대폭 줄였다. 실언·갈등 확산을 회피하는 전략이지만 이 때문에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검증받을 기회도 차단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윤석열 캠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최근 공개 정책행보는 지난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15일 광복절과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참배 일정이 있었으나 정치 현안 관련 질문에는 "장소와 맞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전 총장은 이번 주말에도 공개 일정 없이 개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열망을 받들고 있는가란 근본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 공개 일정 한 두개 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나"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개 일정만 없을 뿐이지 정책 준비와 면담 일정으로 분주하다"며 "캠프에 새로 합류한 분들이나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직종·직능에 계신 분들을 주로 만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7위 영정을 모신 의열사를 찾아 예를 올린 뒤 이종래 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회장으로부터 안중근 의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윤 전 총장의 최근 공개 일정 축소에는 만나는 인물과 방문 장소에 따른 '정책 메시지'와 관계없이 모든 관심이 이 대표와 갈등을 비롯한 당 내홍 상황에 쏠려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코로나19 관련 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남에서도 캠프 내 신지호 정무실장의 '당대표 탄핵' 발언 논란과 '월권 논란'이 불거진 당 경선준비위원회의 정책토론회 참석 여부 질문이 먼저 튀어나왔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전격 입당 당시에도 입당 시기와 관련한 질문에 "행사를 가면 기자들이 동행하고, 언론 인터뷰도 했습니다만 '언제 입당하느냐'는 질문이 전체 질문의 반 정도 됐다"고 말했다.

입당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복되는 질문과 답변이 소모적으로 느껴졌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 간 윤 전 총장 관련 통화 녹취록 공방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18일에도 캠프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 상황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윤석열 캠프 측 한 인사는 "이 대표와 갈등이나 녹취록 공방에 대해 언급할수록 갈등 구도만 가팔라진다는 판단"이라며 "또 하나의 갈등 고리인 비전발표회 참석여부가 결정된 만큼 내주부터 공개 행보를 늘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그동안 당 경준위가 마련한 비전발표회 참석 여부를 확정하지 않다가 이날 "전례 없고 원칙에 부합하지 않지만 당 화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받들겠다"며 참석을 결정했다.

일각에선 입당 이후 '부정식품', '건강한 페미니즘과 저출산 문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등의 발언으로 잇따라 논란에 휩싸인 윤 전 총장이 언론 노출을 줄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자 몸사리기'로, 저린 발 절뚝거리는 게 보이기 싫어 숨는 격"이라며 "후보가 언론 노출을 피하는 건 준비가 안 됐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국민들 시야에서 며칠간 벗어나면 지지율 하락과도 연결된다"며 "회복을 하려다 더 큰 사고를 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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