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1.8.1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불모지' 호남지역 민심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외연확장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1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호남을 방문하거나 방문계획을 세우고 있다. 호남지역 출신 또는 옛 민주당계 인사 영입에도 나선 상황이다.

야권 대장주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18일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맞아 국립 서울현충원에 있는 DJ 묘역을 참배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가운데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은 윤 전 총장이 처음이다.


이날 윤 전 총장은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DJ 정신은 국민 화합·통합으로 나라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발전의 토대를 구축한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DJ 묘소는 참배하며 호남민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날 선거캠프에 옛 민주계, 호남계 인사도 대거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비서관을 지내고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 공보특보를 지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이 윤 전 총장 캠프 상임고문으로 합류했다.


노무현정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송하중 교수는 정책고문에, 김성호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은 정무특보, 민영삼 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은 국민통합특보에 각각 임명됐다.

국민의당 당대표 비서실장,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역임한 송기석 전 국민의당 의원은 광주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캠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이같은 행보가 국민의힘 입당 이후 흔들리는 호남민심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 의원은 20일 광주를 방문해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하고 광주시의회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지역과 소통에 나섰다.

참배를 마친 홍 의원은 "1980년 당시 폭정과 폭압을 했던 사람들은 이제 우리 당에 없다"며 호남민심에 호소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민의힘에 대한 호남의 인식을 알고 있다. 5·18 탄압을 주도했던 그 세력의 후예라는 것"이라며 "그분들하고는 사실상 우리 당이 다 단절했다. 이제 마음을 누그러트려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호소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호남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김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당일 페이스북에 "경제 위기를 수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DJ의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8.2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의 이같은 행보는 외연확장을 통해 다가오는 당내 경선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장이 없을 정도로 호남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호남으로의 외연확장'이 필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호남지역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는 등 호남민심을 얻기 위한 '서진 정책'을 펼쳤고, 이준석 당 대표는 당선 이후 첫 공개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당내 경선에서도 외연확장 가능성을 보인 후보가 본선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만큼 호남에서 보다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이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현 문재인 정부와 날을 세웠던 만큼 두 사람에게는 여권 텃밭인 호남민심을 잡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특유의 강한 보수색이 강점이자 약점으로 분석되는 홍 의원은 호남에서 외연확장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는 평가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본선 경쟁력은 중요하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외연확대가 중요한 만큼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후보가 경선에서도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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