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월배시장을 찾아 시장 입구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2021.8.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노이즈마케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준석 당 대표를 때리자 변방에 머물던 그에게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에서는 당장 열흘 후 시작할 경선 국면에서 '노이즈마케팅'이 다른 주자들로 번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간 갈등이 잠잠해진 사이 터져 나온 원 전 지사의 '노이즈마케팅'이 내홍을 증폭시킨 점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원 전 지사의 최근 언행은 상대 후보를 견제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대표적인 이유가 해석의 영역을 건드린 점이다.

원 전 지사는 지난 10일 이 대표와 통화 당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이 곧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해당 부분 녹취록을 공개하며 윤 전 총장과의 '갈등'이 정리된다는 뜻으로 말했다고 반박했다.


현재는 이 대표가 원 전 지사의 녹음파일 원본을 공개하란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잠잠해진 상황이다.

정치권의 분위기는 원 전 지사의 폭로를 무리수로 보고 있다. 공정한 경선 관리가 의심된다는 명분으로 이 대표를 공격했지만 확실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 데다 당 분란만 증폭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를 향해 "참 딱하다"는 말을 남겼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원 전 지사에게 "족함을 아시고 이제 그만하라"고 했다. 그럼에도 원 전 지사는 파일을 공개하지 않은 이 대표를 향해 "잘못을 인정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원 전 지사의 '노이즈마케팅' 의도는 거친 표현에서도 드러난다. 원 전 지사는 전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은 저에게 무릎 꿇고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으로부터 당대표 제안을 받았다는 소문에 대한 해명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나 표현 방식이 원 전 지사의 평소 모습에 비춰볼 때 상당히 거칠었다는 평가다.

원 전 지사가 이런 언행을 전면에 내세운 점에 대해 정치권은 '인지도 끌어올리기' 전략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가장 준비된 대통령 후보로 원 전 지사를 꼽았으나 중앙정치에서 오래 떨어져 있던 점이 지지도를 올리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많은 정책 발표보다 단 한 번의 '노이즈'가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원 전 지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확실한 카드를 선택한 셈이다.

실제 여론도 반응했다. 여야를 막론한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는 여전히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지 않지만 이는 당장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당에서 두 번의 컷오프를 통해 4명의 주자를 추리는 데 원 전 지사는 여기에 일단 포함돼야 한다.

노이즈마케팅 전에는 홍준표·유승민·최재형에 밀려 5위권에 머물렀으나, 후에는 최 전 원장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최종 4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정치평론가는 "원 전 지사는 최종 4인에 들어가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활용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최종 4인에 포함된다면 준비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내심 최종후보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원 전 지사가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봤지만, 다른 후보들로 번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상위권 지지율을 기록하는 주자들을 제외한 다른 예비후보들이 노이즈마케팅으로 얻을 이익이 적기 때문이다. 이들의 지지율은 채 1%에 미치지 못한다.

관건은 최 전 원장인데 캠프에서는 그의 성격상 이를 내세울 가능성은 적다고 입을 모은다. 정공법을 택하겠다는 의도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