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8.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도 예산안 중간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백신이 남아돌지언정 초반부터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충분한 예산이 배정돼야 한다"며 백신 예산을 넉넉히 잡으라는 주문을 청와대·정부 관계자들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12번째 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내년도 예산안 중간보고를 받는 당시 "내년에도 여전히 위기극복 예산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설령 백신이 남아서 타국과 스와프를 하더라도 이제는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 추경으로 백신을 확보하려고 해도 다른 나라가 백신을 선점해 구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다른 나라들이 백신에 선투자를 할 땐 설사 투자한 백신 개발이 실패해 투자한 돈을 다 떼일 수도 있다는 각오로 백신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델타변이 추이를 보면 코로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실정"이라며 "백신도 올해 연말까지 물량이 충분히 확보됐기 때문에 상당 부분은 내년으로 이월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내년 예산을 편성한 것 같은데 만약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면 기존 백신은 무용지물이 되고, 개량백신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고 예상할 경우, 이 정도 예산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참모진들과의 티타임 회의에서도 "백신 확보는 기존의 관점을 뛰어 넘어야 한다"며 "선진국이 자국민 접종량보다 몇 배나 되는 백신을 확보하는 것은 평시의 관점을 뛰어넘어 판단하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변이와 진화된 개량백신이 나온다면 금년에서 이월된 기존 백신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거나 접종에 제한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 물량의 확보와 함께 도입시기도 중요하다"며 "조기도입 계약이 필요하되 만약 개량백신이 개발되면 즉시 기존 계약을 개량백신 공급으로 자동전환되도록 하는 계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20일 2022년도 예산안 최종보고에서는 중간보고 당시 1.5조원이었던 백신구입 예산에 1조원이 더 편성(2.5조원)돼 보고됐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국회 심의과정이 남아있기는 하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내년 백신 구입에 대해 당정청의 인식이 잘 조율된 결과라고 본다"고 평했다.

박 수석은 이와 함께 예산안 중간보고 당시 문 대통령은 백신 외에도 Δ탄소중립 재정투자 확대 Δ전기차와 수소차 보급 가속화 Δ석탄발전 계절관리제 재정지원 Δ소상공인 지원 Δ아동수당 지급연령 확대 Δ국가장학금 Δ청년 주거지원 강화 Δ농림수산 분야 예산 Δ부·울·경 등 초광역 협력 Δ가덕도 신공항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40여 분에 걸쳐 꼼꼼한 주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