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김일창 기자,손인해 기자 = 국민의힘 현역의원 12명이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전수조사' 법령 위반 명단에 오르면서 '이준석 리더십'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야당은 정부·여당의 '부동산 리스크'를 강력한 대여공세 원동력으로 삼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 12명에게 탈당 권유라는 고강도 결정을 내리고도 '내로남불' 비판에 휩싸였던 만큼, 국민의힘도 '극약 처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오후 8시30분 국회에서 원내지도부 대책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을 만나 "내일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을 검토한 후 처분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쯤 권익위로부터 부동산 보유·거래 과정에서 위법성 소지가 제기된 의원 12명의 명단을 건네받고 2시간30분가량 비공개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받는 부동산 의혹은 Δ부동산 명의신탁(1건) Δ편법 증여 등 세금탈루(2건) Δ토지보상법·건축법·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4건) Δ농지법 위반(6건) 13건이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공언했던 입장을 지키겠다"며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명단 공개와 처분 수위는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지도부의 방침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권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당사자의 소명을 받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의원 명단 발표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처분 수위'다. 국민의힘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정권교체'의 주된 명분으로 삼아왔다. 민주당보다 약한 수위의 처분을 내리거나, 미온적인 대처를 하면 심각한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야당이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법령 위반 의혹을 받는 의원은 민주당고 국민의힘이 각각 12명 동수로 전체 의석수 대비 의혹이 제기된 의원 수가 야당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LH 사태를 촉발했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연루된 의원이 없다는 점에서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6월 권익위 조사에서 '제3기 신도시 관련 의혹' 2건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징계 강도'도 야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징계는 '제명·탈당권유·당원권정지·경고' 4가지로 구분된다. 탈당권유 징계의결이 내려지면 당사자의 불복 의사와 관계없이 10일 뒤 제명 처분된다.
반면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탈당 권유'라는 조항이 없다. 우상호·김수흥·김한정·김회재·오영훈 5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탈당 권유' 처분을 받고도 '버티기'로 당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형평성 문제를 들며 탈당계를 제출한 이들의 탈당 조치도 일괄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탈당 권유' 징계의결을 내리더라도, 실질적으로 민주당보다 엄정한 처분이 되는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민주당보다 징계 수위가 더 강력하다"며 "이를 고려해 신중하고 엄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암초'는 남아있다. 대선정국 한복판에서 야당 의원들의 부동산 의혹이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대선경선의 흥행은 물론 공정을 내세운 대권주자들의 행보에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전수조사 '불똥'이 당내 대권주자에게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국민의힘 현역의원 중 상당수가 각 대선캠프에 직·간접적으로 합류한 상황이어서 논란의 불씨가 확전할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관계자는 "당의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 관계자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부동산 관련 의혹에 대해선 엄중한 조처가 내려져야 한다"며 "캠프도 당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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