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병영문화 개선 등을 모색하기 위해 출범한 민관군 합동위원회의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다. 25일에도 민간위원 6명이 공개적으로 합동위 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간 합동위원으로 활동해온 강태경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운영자 김주원씨, 성창익 변호사 등 6명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군의) 낡은 제도를 바로잡고자 각계각층 민간인 전문가들이 두 달간 매주 모여 각자 영역에서 다양한 대안을 만들고 이를 국방부에 제시했다. (그러나) 이제 기대를 접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전히 장병의 생명과 인권에 무감한 군 수뇌부는 조직 보위와 자기 보신에만 사활을 걸고 있다"며 "국방부는 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며 위원들을 들러리로 전락시켰고 개혁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군 당국이 그동안 합동위의 군 사법제도 개혁 논의 등에서 미온적 대응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최근 합동위 제4분과에서 의결한 '평시 군사법원 폐지'안을 국방부가 반대하고 있다며 "이처럼 위원회 논의과정과 배치되는 행보로 군 사법체계 개혁에 제동을 거는 국방부를 보며 위원회의 존재 의미를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하고, 군내 성폭력 사건 등 비(非)군사범죄는 1심부터 민간 법원에서 다루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합동위에선 '평시엔 군사법원을 운영하는 것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었다. 즉, 군사범죄에 대해선 현행과 마찬가지로 보통군사법원에서 1심을 맡도록 한 법 개정안 내용과 달리 평시엔 아예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법원에 모든 군내 범죄에 대한 재판을 맡겨야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강 위원 등 6명은 이외에도 국방부가 최근 군내에서 잇달아 발생한 성추행 피해자 사망사건에 폐쇄적·방어적으로 대응해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강 위원 등의 추가 사퇴로 지난 6월 말 합동위 출범 이후 사퇴 의사를 밝힌 위원은 모두 14명이 됐다. 이 가운데 2명은 위원회 출범 초 개인 사정으로 그만뒀지만, 나머지 위원들은 이달 들어 위원회 활동과 관련해 '무력감'이나 '불만'을 토로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합동위 공동위원장인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주재한 합동위 제3차 정기회의에서 위원들의 연이은 사퇴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위원회를 떠나며 남긴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우리 군과 합동위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더 긴밀히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특히 군사법원법 개정 문제에 대해 "이번 개정안이 입법된 이후에도 시행령·훈령 등 해야 할 일이 산재해 있다"며 위원들에게 관련 논의를 계속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박은정 공동위원장도 최근 위원들의 잇단 사퇴와 관련해 "군을 혁신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구현이란 높은 책무를 띠고 출범한 합동위가 군·민 사이의 마찰과 불신, 위원회 내부의 상호소통·설득 부족으로 의견확장의 잠재력과 대국민 호소력을 스스로 약화시켜 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위원들은 위원회 안에서 충분한 숙고와 토론, 상호소통을 통해 민주적 절차에 따른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합동위는 이날 회의에서 4분과가 내놓은 '평시 군사법원 폐지' 등 군 사법제도 개혁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 합동위 논의 결과를 '합동위 지원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정리한 뒤 26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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