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라클' 작전의 성공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의 관련 업무에 기여했던 현지인과 그들의 가족 등 378명이 26일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가운데 이들 중 절반 가까이가 영유아·어린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를 두고 현지 조력자 연령층이 대부분 40대 이하이고, 아프간의 높은 출산 비율, 또한 탈레반 치하에서 아이를 키우기 싶지 않다는 의지가 주요 배경으로 손꼽힌다.
◇의사·IT전문가 등 '우수인력'…탈레반 치하 참혹 생활 대물림 피한 듯
이날 '특별공로자' 신분으로 국내에 입국한 378명 외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한국행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 아프간인은 13명이다. 이들을 합하면 총 76가구 391명이다.
이들 중 우리 정부 조력자들은 수년간 한국 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에서 근무한 바 있다. 짧게는 1~2년, 길게는 7~8년 동안 활동해 왔는데 상당수가 의사와 간호사, IT전문가, 통역사, 전문 훈련강사 등 현지에서는 '엘리트'로 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의 자녀들이 이번에 많이 입국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뉴스1에 "이번에 입국한 378명과 또 추가로 들어올 13명 중 18세 이하는 약 61%"라며 "영유아와 어린이를 합치면 46% 정도"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아프간에서 우리와 협조한 현지인들 중 40대 이하가 많다"며 "이는 이번에 5살 이하 영유아와 6~10살 어린이가 많았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엘리트' 젊은 부모들이 인권유린 등 참혹한 탈레반 치하의 생활을 자녀들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에 국내에 입국한 조력자 중 주아프간 한국 대사관에서 2년 4개월 동안 일했다는 여성 A씨는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한국행을 택했다며 "내 가족과 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떠나야만 했다"고 말했다.
◇'긴박한 탈출 상황 속 고령 부모 함께하지 못했을 수도'
긴박한 탈출 상황에서 고령의 부모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현지 조력자 B씨는 아내와 자녀들은 데리고 올 수 있었지만 어머니는 함께 하지 못했다며 "(아내와) 직계비속만 데려올 수 있었다. 현재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은 아프간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카불 공항까지 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전하며 "공항은 탈레반에 의해 봉쇄돼 있었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차에 서내려 공항까지 걸어갔다"고 설명했다.
조력자 B씨가 부모와 함께하지 못한 것은 개인적인 판단 또는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송 할 조력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직계존비속 모두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부는 원론적으로 조력자들의 직계존비속을 모두 살폈고 그들의 요청사항 대부분을 반영하려 했다"고 말했다.
◇아프간 높은 출산율 영향 관측도…세계 평균 2.4명 아프간은 4.0명
아프간의 높은 출산율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아프간은 또한 다산가구가 많다"며 "평균 출산 비율이 3~4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지난 4월 발간한 2021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인 '내 몸은 나의 것'에 따르면 아프간의 합계출산율은 4.0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세계 평균은 2.4명인데 아프간은 이를 뛰어 넘었다.
또한 아프간 전체 인구 중 0~14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41.2%였다. 아울러 지난 2015~2020년 연평균 인구 성장률은 2.5%였다. 세계 인구성장률은 1.1%다.
참고로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1.1명, 0~14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2.3%에 불과했다. 지난 6년간 연평균 인구 성장률은 0.2%였다.
정부는 국내에 입국한 아프간 현지인 영유와·어린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지원을 고려 중이다.
이 당국자는 "아프간인 입국자들에 대한 방역절차 등이 끝나면 여성가족부와 교육부에서 적절한 지원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달 초 이들에 대한 대피 계획을 논의하며, 영유아와 어린이가 많다는 점에 일찌감치 주목했다.
특히 이달 태어난 신생아 3명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분유와 기저귀, 우유통도 준비했다. 또한 군 수송기가 여객기와 달리 소음이 많고 진동이 큰 만큼,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 있을 수 있게 매트리스까지 미리 준비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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