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0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부친의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대권 주자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자 당내 대선 경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재산내역 공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정권 교체를 주장하는 국민의힘으로선 부동산 문제로 발목을 잡혀선 안된다는 위기 의식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들기 전 관련 문제를 짚고 넘어가자는 취지다.

윤 의원은 지난 2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 투기 의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3법)을 비판하며 ‘나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윤 의원이 투기 의혹에 연루되자 여야 일각에서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윤 의원은 이틀 뒤 의원직 사퇴와 대선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윤 의원 사퇴를 계기로 당내 대선 주자들도 재산내역 검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장 먼저 화두를 꺼낸 후보는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이다. 홍 의원은 지난 23일 대전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막론하고 모든 후보와 그 가족이 부동산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국회의원들이 다 받았는데 대선 후보를 하려는 사람이 검증을 안 받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25일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야 대선후보들과 직계존·비속 등 포함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유승민 전 의원도 "정치하겠다는 사람이면 전 재산에 대한 형성 과정을 당연히 검증해야 한다"며 "예금이든 주식이든"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지난 30일 기자회견에서 "경선 후보 등록을 할 때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거래 내역까지 조사할 수 있도록 관련 서류를 미리 제출해 의무적으로 임할 것을 요청한다"며 "모든 후보가 당장 다 벗고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가장 발빠르게 움직였다. 원 전 지사는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과 직계존·비속의 10년간 재산 변동내역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는 처음이다.

원 전 지사는 "대선 후보는 그 어떤 공직자보다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공직자 재산 현황과 변동 내역, 형성 과정이 프라이버시가 아니라 자격 검증을 위한 공적 자료임을 인식하고 제도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만 “다른 후보에게 재산 공개를 요구하는 건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