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18~49세 청장년층 등 전 국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건강하던 사람이 접종한 뒤 백혈병 등 위중한 질환을 진단받고 며칠 만에 사망했다"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예방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있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과도한 염려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지만 국민들이 선뜻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백신과 정부의 예방접종 정책에 신뢰도가 떨어져 못 믿고, 우려하는 것"이라며 "당국이 해당 사례들에 대한 인과관계를 신중하면서도 국민이 이해하게끔 솔직하고 명료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웹 사이트에는 지난 24일부터 "건강하던 50대 가장이 모더나 백신을 맞고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20일 만에 사망했다", "올해 환갑인 어머니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첫 사례가 아니니 이 문제를 알린다"는 청원인들의 글이 잇따랐다.
또, 예방접종을 한 청장년층이 수일 만에 숨지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은 매주 한 차례씩 한 주간 발생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인과성을 평가하고 심의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23일 기준 발표한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 사례는 총 536건으로 그중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는 2건뿐이다. AZ잔여 백신을 접종 후 혈소판 감소성 희귀혈전증으로 사망한 30대 초반 남성 1명과 화이자 백신 접종 후 급성 심근염으로 사망한 20대 군인 1명이다.
이밖에 근거 불명확으로 판단한 사례가 2건, 심의를 보류한 사례가 9건이다. 나머지 신고사례 525건은 예방접종과 사망이 인과관계가 낮다는 게 피해조사반과 추진단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추진단은 백혈병 발병과 백신 접종 간의 인과성을 조사하고 있다.
조은희 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에서 국외 사례 중 접종과 백혈병이 연관성 있는지에 대한 논문,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아직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접종 후 사망과 이상반응 신고는 있지만, 현재까지 아나필락시스나 혈소판감소성혈전증 등 일부 질환과 접종 간 인과가 인정됐다"며 "인과성이 인정될 또는 인정된 질환과 사망 사례가 있지만 극히 적다"고 답했다.
조 반장은 "백혈병이나 뇌경색, 심근경색과 같은 질환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특히 사망에서 주요한 질환이라 향후 통계에 대해 관련 전문가와 검토 중"이라며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요인들에 대해 현황과 청원, 신고 심의사례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들 또는 이상 반응 호소, 신고 환자와 그 가족 입장에서는 건강하던 사람이 예방접종을 받은 이후 이상 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에 원인을 '접종'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한해 대략 2000명 정도가 백혈병, 급성 혈액암 진단을 받는다며 현재로선 의학적으로, 역학적으로 접종과의 인과성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역 당국이 인과와 판단근거를 명료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방접종을 신뢰하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과학적인 근거로 적극 소통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뉴스1>에 "전 세계 1억 명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맞았다. 백혈병이 발생할 비율과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백혈병 발생률을 조사해 유의하게 비교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례는 없지만, 정부가 이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방역 당국이 할 수 있는 건 예방접종과 이상 반응, 사망 간의 인과성을 조사해 설명하는 게 최선이다. 희귀한 사례라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접종과 이상반응이 선후관계에 놓여도, 인과관계가 불명확한 사례들을 "국민들의 신뢰와 우려"로 주목했다.
백 교수는 "접종 후 단기간 내 급성 백혈병이 발병할 기전 자체가 매우 어렵다. 과학적 인과관계가 나오지 않았다. 해외에서도 그렇다"며 "전 국민 1차 예방 접종률이 50%를 넘었다. 자연적으로 중증질환이 발생하려던 환자가 선행적으로 예방접종을 맞았을 수 있다. 인과관계보단 선후 관계가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혈전 및 심근염 발생과 접종 간 인과성은 드문 질환이 발생해 사망까지 이르게 한 기간과 요인이 주효했을 것이다. 의학적, 역학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다"며 "다만 국민들이 이상 반응 사례를 많이 신고하는 것은 예방접종에 대한 신뢰도는 하락하고, 걱정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상 반응과 사망 신고사례를 국민들에 성실히 알리고, 인과관계는 신중하게 조사해 명쾌하게 알려야 한다. 자세하지도 않고, 불명확하다면 국민들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방역 당국의 자세가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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