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최근 영변 핵시설에 이어 열병식 준비 정황을 고의로 대외적으로 노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며 동시에 향후 북미협상 재개 시 협상력을 높일 목적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지난달 30일 상업용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 사진과 이를 분석한 내용을 게재했다.
사진은 흐리긴 하지만 군 병력으로 추정되는 인원들이 대열을 갖춰 집결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8노스는 북한의 대규모 열병식 연습은 일반적으로 1~2개월 전에 시작됐다는 전례에 주목하며 "작년에 볼 수 있었던 것과 같은 10월 열병식 준비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도 지난달 30일 민간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군용트럭 수십 대와 군인 300여 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단 북한이 만약 열병식을 준비한다면 이례적인 경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북한은 5, 10년 단위로 꺾이는 해 일명 '정주년' 때 주로 '군사 이벤트'를 진행해 왔다.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할 만한 계기는 정권수립일(9월9일·구구절),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10일·쌍십절) 등이다. 하지만 각각 올해 73주년과 76주년임에 따라 정주년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다음 달 8일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이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1년 김정은을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정한 이른바 '10월8일 유훈' 10주년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일련의 움직임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한미 정보 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부분은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현재 북한군은 하계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민간위성에 포착될 만한 움직임을 보이는 정황을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으로 북한 사안에 대한 미국의 집중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것이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북핵 관련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 7월 초 이후 냉각수 배출 등 영변 핵시설 재가동 징후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는 없었던 움직임이었다는 게 IAEA의 설명이다.
IAEA는 또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영변의 방사화학실험실 역시 지난 2월 중순부터 약 5개월 동안 가동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IAEA가 지난 2009년 4월 북측의 사찰단 추방 이후 북핵 시설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고, 위성사진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분석할 수 없다는 사정을 알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IAEA뿐만 아니라 정찰 자산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문성묵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부지에 드러나 있는 영변 핵시설과 달리 우라늄 농축 시설은 지하에도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찰 자산으로 확인이 어렵다"며 "미림비행장 인근 움직임 등도 다분히 의도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북한의 '고의적 노출 가능성'에 주목하며 "북한이 하반기 훈련을 마무리하면서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이후 대화모드로 전환할 수도 있고 그 시발점은 북중관계에서 시작될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인도적 지원도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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