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양새롬 기자 = 최근 성범죄 전과자인 강윤성(56)이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살인까지 저지르면서 전자감독 제도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과자가 마음만 먹으면 전자발찌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소자들은 별도로 관리할 수 있는 보호수용제가 대안으로 제기된다.
다만, 보호수용제 역시 이중처벌 등 논란이 많다. 가장 많이 논란이 되는 부분이 인권침해인데 꼭 인권침해만이 아니더라도 보호수용제가 입법화되기까지는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재범…보호수용제의 필요성
전자발찌가 도입되기 전인 2004~2008년 성폭력 사건 중 재범률은 14.1%에 달했지만 지난해 기준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가 다시 재범을 일으키는 일은 1.3%로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전자발찌의 훼손 가능성과 재범의 장소가 주거지 인근에서 일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완벽한 재범 방지책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강윤성처럼 전자발찌를 착용하고도 성범죄를 다시 저지르는 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법무부 '전자발찌 착용자 성폭력 재범 현황'에 따르면 2016~2020년 전자발찌 착용자 재범 건수는 총 303건이었으며, 거주지 1㎞ 이내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을 예방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일각에서는 조두순처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뿐 아니라 '묻지마 살인'과 같은 흉악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보호수용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영철과 강호순 등의 연쇄살인과 같이 흉악 범죄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흉악범을 물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유사한 제도가 시행 중인 곳도 있다. 미국과 캐나다, 독일 등은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 성범죄자에 한해 출소 후에도 별도 시설에서 관리하는 보호수용제를 실시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나라에서도 인권침해와 위헌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범죄 재범률을 낮추자는 목적과 함께 성범죄자가 충동을 억제하고 치료하는 것 역시 보호수용제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서 제도가 안착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보호수용제라는 것 자체가 교도소와 사회 사이의 일종의 범퍼를 만드는 것으로 잘 운용만 된다면 일종의 보완책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제대로 된 운용을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중처벌 논란과 실효성 문제…보호감호제 폐지 전력
사실 보호수용제 도입 논의가 이번이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010년과 2014년, 2016년 해당 법안을 제정하려고 시도했지만 이중처벌과 인권침해 우려로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가장 가깝게는 조두순의 출소로 흉악범에 대한 격리 여론이 높아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당정 협의를 통해 보안처분 제도를 마련하겠다며 보호수용법 제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오윤성 교수는 "보호수용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인권 침해를 얘기하지만 피해자가 죽는 것만큼 인권침해가 어디 있겠느냐"며 "인권을 가지고 얘기를 하면 해결책이 없고 무엇을 우선할 것이냐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매번 보호수용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단순히 인권 침해 논란 때문만은 아니다. 도입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보호수용제는 형 집행 종료 후에 재범의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을 다시 사회로부터 격리해 별도로 수용, 관리한다는 점에서 형벌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커 제도 도입 여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호수용제는 현행 형법과도 부딪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 형법에 상습범과 누범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이 있음에도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별도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과잉처벌에 해당할 수 있어 만들어도 위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2005년 형기가 만료된 강력범죄자들을 최대 7년 동안 격리시켰던 보호감호제가 이중처벌과 인권침해 요소 때문에 없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권에서 이를 다시 추진하기에는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문제도 있다. 보호 수용이라는 명칭이 붙긴 하지만 해당 보호소의 부지는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인근 주거지 사람들의 불안감만 더 조성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효성 문제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보호수용제 역시 교도소와 같이 교화가 주목적이 될 것인데 보호소에 조금 더 묶어둔다고 재범을 일으킬 사람이 이후 범죄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이다.
◇현실적 대안은 형벌 자체를 강화는 것이라는 지적도…
보호수용제가 최근 다시 제기된 사안을 되돌아보면 조두순과 같은 성범죄자들의 형량이 국민 법 감정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성범죄나 흉악 범죄 전과자들의 출소 후 문제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 같은 상황을 만든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법부가 자신들이 내린 형량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어야 하고 신중하고 합당한 판결을 내려야 이 같은 문제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박종승 전주대 경찰학과 교수는 "실제로 보호 수용이 끝나고 나온다고 해서 재범 가능성이 줄어들겠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며 "가둬놓고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무력화 효과라고 하는데 차라리 형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재범 가능성으로 보호소에 또 들어갈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강력한 처벌을 해 무력화 기간을 늘려주는 게 더 낫다고 본다"며 "지금도 성범죄 처벌이 너무 낮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재범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형벌을 늘려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