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국수본 소속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2021.3.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명운을 걸고 수사하고 있다."
지난 3월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촉발한 부동산 의혹이 거세게 확산하자 수사 주체인 경찰은 이 같은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주축으로 꾸려진 부동산투기 특별수사단을 투기 의혹 7일 만에 '본부'로 격상하며 경찰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정치권의 부동산 의혹까지 불거졌지만 "경찰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5일 부동산투기 정부합동수사본부(합수본)에 따르면 정치인과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그동안 최소 4330명을 내·수사했다.

이중 국회의원은 모두 33명이다. 이들 가운데 7명의 사건은 경찰이 무혐의 등으로 판단해 마무리했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김경만·서영석·윤재갑 우상호 의원과 이해찬 전 대표 등 7명은 불송치·불입건돼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 의원을 비롯해 경찰의 내·수사를 받는 국민의힘 의원은 최소 12명이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도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상가를 매입한 의혹으로 내·수사 대상이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도 최근 불거져 경찰의 수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대표 부친 관련 의혹이 이제 막 제기돼 확답하기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부동산 의혹 수사는 올해 출범한 경찰수사 총괄지휘조직 국수본의 최대 과제다. 남구준 초대 국수본부장(합수본부장)의 리더십을 평가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남 본부장은 공식·비공식 자리에서 "국회의원 등 고위직 봐주기 수사는 없다"고 공언했지만 경찰 내에서도 "수사가 지지부진해 보이는 건 사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찰은 강기윤 국민의 힘 의원을 대상으로 최소 3월24일 수사에 착수했으나 3일 현재 164일이 지났는데도 소환 한번 하지 않았다.

경찰은 4월 22일 투기 의혹을 받는 강 의원 관련 회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반면 전북도청 공무원 A씨는 압수수색 3주 만에 경찰에 소환돼 부동산 의혹 관련 조사를 받았다.

국수본 관계자는 "부동산 수사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방침"이라며 "정치인의 경우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 진행하다가 늦어지는 면이 있지만 의도적으로 수사를 끄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순차적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선출직인 국회의원 소환조사는 어느 정도 명확한 근거를 확보한 뒤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사회적인 지위와 관계없이 혐의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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