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백건우는 "사진을 너무 좋아해서 사진사가 되고 싶었다. 피아노를 더 못하면 사진을 찍을 거다. 영화랑 사진을 좋아하게 된 건 사람을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윤정희-백건우 부부와 40년 인연을 자랑하는 영화 평론가 김두호는 "2009년에 세종문화회관 뒤에서 (두 사람) 인터뷰를 하면서 깜짝 놀란 게 핸드폰 하나를 같이 쓰더라. 그림자처럼 사는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윤정희씨는 늘 영화배우로 살아 있었다. 백건우 옆에서 더 아름답게 보이고 곱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치명적인 어려운 병세를 보인다는 건 참 안타깝다. 윤정희씨가 앓고 있는 병이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으니까 남편으로서 더 절망감을 느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윤정희의 마지막 작품이다. 촬영 당시에도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윤정희는 극중 알츠하이머를 투병 중인 미자 역을 연기했다. 미자는 윤정희의 본명이기도 하다. 윤정희는 '시'로 국내외 7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백건우는 윤정희가 16년 만에 스크린 복귀할 수 있도록 한 이창동 감독에게 "마지막 작품을 훌륭한 작품으로 마감할 수 있었다는 게 좋았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백건우는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던 여배우가 앞으로 영화를 할 수 없다는 걸 아니까 슬픈 거다. 날이 갈수록 영화를 더 사랑하게 되는데 그것을 계속 못하는게 너무 가슴 아프다"라고 말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그는 "진희 엄마(윤정희)는 지금 이 생활이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 그곳이 참 평화롭고 아름답다. 지금 4~5명이 돌아가면서 돕고 있는데 지금의 그 평온한 생활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