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2021.4.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검찰이 6일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25)의 4회 공판에서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한 이유에 대해 "종합적인 재범 위험성이 높음으로 평가돼 다시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김태현은 이날도 이번 범죄가 첫 재판부터 주장해온 '우발적 살인'이란 점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는 이날 오후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혐의 등을 받는 김태현의 1심 4회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태현의 범행경위, 성장배경, 재범 가능성, 성장환경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보호관찰소에서 김태현의 한국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KORAS-G)를 조사한 결과 총점 13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은 수준이며,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R-L) 평가에서도 총점 19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중간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기타 종합적인 재범 위험성이 높음으로 평가돼 다시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 부착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태현 측 변호인은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위험성 척도 총점이 13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은 수준에 해당하나 같은 수준인 13~29점에서 높은 수준이 아니며, 실형만으로 재범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해 기각해달라"고 주장했다.

김태현은 이번 공판에서도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김태현이) 경찰 조사 때와 다르게 진술 중"이라며 변호인이 우발적 범행을 방증하는 유리한 증거라는 내용에 대해서 왜 진술하지 않았냐고 묻자 김태현은 "너무 떨리고 불안한 상태였고, 당시 피해자 휴대폰을 사용했는지조차 정확히 기억이 안 났다"고 했다.

다만 김태현은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 등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했다. 그는 "1월23일 A씨 등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잘못으로 관계가 틀어진 것에 대해 잘못된 상황이란 점을 느끼지 못했으며, 저자세로 사과하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강한 반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김태현은 "꼭 (연락을 거부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라고 했으며, 검찰이 "학창 시절, 병영생활에서도 인간관계에 있어 상대방으로부터 아픔을 느낀 적 있는데 유독 피해자에 대해서만 극단적 형태 범행을 결단한 건 납득이 안 되는데 어떻게 주장하냐"고 묻자 "죄송하다"고 했다.

또 검찰은 김태현이 재판부에 총 12회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한 것에 대해 "피고가 일견 범행을 후회하고는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후회가 현재 이같은 범행으로 구금 상태에 있는 (본인) 처지에 대해서 안타까움 드러나는 표현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김태현은 "정말 깊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반성문을 작성했다"고 답했다.

더불어 검찰이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피고가 언론사 기자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는데, 기자가 어떤 잘못된 내용을 기사화했다는 거냐"고 묻자 "재소자가 제 기사 보고 이게 맞냐, 사실이냐며 본인이 봐왔던 거랑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거 같다, 바로 잡자고 한 것"이라고 했다.

김태현 측 변호인은 "같은 방 쓴 재소자가 (편지) 쓰고 본인 서명하고, 피고인에게 연명을 요구해 연명했을 뿐"이라고 했고, 김태현은 "(재소자가) 자기가 바로 잡아줄테니 서명하고 주민번호 작성해라, 그럼 사과문 보내올 거다라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작성했다"고 했다.

김태현에 대한 신문에 앞서 검찰이 신청한 피해자 유족의 증인 신문도 진행됐다.

A씨 어머니의 큰 언니인 B씨는 "노원구라는 말만 들어도 무섭고, 우발적이라는 말로 저지른 죄를 포장하려는, 20분이나 찌른 피고인에게 묻고 싶다"라며 "재판장님, 지워지지 않을 아픔을 헤아려주고 모두가 편안히 살아갈 수 있도록 법정 최고형에 처할 수 있도록 간곡히 (바란다)"고 했다.

김태현이 검찰에 송치될 당시 포토라인에 섰던 모습에 대해서도 "유튜브로 봤는데 뻔뻔하고, 무슨 기자회견 하듯이 훑어보면서 여유 있게 말하는 걸 보니 반성의 기미가 없더라"라며 "죄인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B씨는 "도저히 엄마한테 (A와 손녀의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없어서 아직 말하지 못했고, 요양원에서도 말하지 말라더라"라고 했다.

김태현의 범죄로 A씨와 그의 두 딸이 숨졌지만 요양원에 있는 A씨 외할머니(92세)는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증언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고, 방청석에 앉아 있던 일행들은 김태현을 향해 "살인마, 살인마"라고 외쳤다. B씨는 결국 실신 직전까지 가면서 일행의 도움을 받아 방청석으로 돌아왔다. 일행들은 "인간이 아니다" "법은 살아있다" "뻔뻔스러운 살인마" 등이라며 분노했다.

재판부는 오는 13일 오전 10시에 결심 공판을 하기로 하고 반대신문과 최종 진술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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