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에 맞춰 비정규군으로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9일 열린 열병식 모습. /사진=뉴스1(평양 노동신문)
북한이 정권수립기념일에 맞춰 진행한 열병식이 정규군이 아니라 비정규군 위주로 진행됐다. 준비 기간도 과거보다 단축됐고 첨단 무기 역시 등장하지 않았다.
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0시부터 시작된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의 구체적인 행사 내용을 전했다.

'민간 및 안전무력'은 육군, 항공 및 반항공군(공군), 해군, 전략군사령부(미사일 담당) 등 정규군이 아닌 예비군 조직이다. 북한의 노농적위군, 주요 사업소 및 단위들의 비상설 전력, 경찰 등이 해당한다. 노농적위군은 평상시 공장이나 농장에서 일하면서 민방위 업무를 담당하고 유사시엔 군과 함께 지역 방어 임무 등 정규군 보충과 군수품 수송 임무를 맡는 조직이다.


이번 행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신형 방사포 등 북한 정규군의 첨단 무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통상 정규군 중심의 열병식은 첨단 무기를 비롯한 대규모 무기를 준비하고 병력도 이동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한국과 미국의 정보활동에 포착된다. 지난주 외신에 알려진 열병식 준비 정황 상 북한이 다음달 10일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과거와 같은 열병식을 진행한다는 분석이 유력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북한은 비정규군 중심으로 단기간에 열병식을 준비해 행사를 마쳤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철저히 내치 행사로 구성했다. 북한이 최근 중시하는 농업·청년·경제·민생과 관련된 인원들만 열병식에 참가했다.

북한이 이런 방식의 열병식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는 북한 군사력의 최대 예비전력인 노농적위군 중심으로 열병식이 열린 사례가 있으나 이날처럼 비정규 군력을 한 데 묶어 내부 결속용으로 진행된 열병식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부도 북한이 이날 밝힌 '민간 및 안전무력'이라는 호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처음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매체가 9일 오전에 열병식의 명칭과 내용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과거보다 준비 기간이 매우 단축됐기 때문에 이유를 둘러싼 여러 관측이 난무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열병식이 북한이 앞으로 진행할 더 큰 열병식의 사전행사 성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