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캠프 해체를 선언하고 '자신다움'을 보여주겠다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15 부정선거론과 낙태 이슈를 꺼내들며 강성 보수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지율이 정체되자 2차 예비경선을 앞두고 확실한 '집토끼'부터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캠프 해체 선언 이후 '최재형다움'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최 전 원장은 잇따라 강성 보수층이 선호할 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전 원장은 22일 당에서 일축하고 있는 '4·15 부정선거' 의혹을 꺼내들며 "선거 사전투표 검증에서 나타난 비정상적 투표용지들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납득할 만한 해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일부 선거구 선거소송 검증 과정에서 비정상적 투표용지가 상당수 발견돼 무효처리 됐다"며 "여러차례 선거관리 업무를 주관했던 저의 경험상 무효표는 대부분 기표자의 행위에 의해 발생한다. 그런데 이번 검증과정에서 무효 처리된 투표용지들은 기표자에 의한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보수 기독교계를 겨냥한 듯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임신 중절(낙태) 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태아도 인간으로서 그 생명이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며 "비록 낙태가 일부 여성들에게 심각한 문제일 수 있지만, 낙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국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6일에는 여의도 사무실에서 '상속세 폐지' 공약을 발표했다. 최근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역시 양극화 해소 방안을 핵심 과제로 다루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 역시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공약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최 전 원장은 "자기가 평생 모은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정상적인 일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것이 옳은가"라며 "북유럽 국가들 대부분이 상속세가 없고, OECD 회원국 중 상속세가 없는 나라는 캐나다, 스웨덴 외에도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 총 12개국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원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2차 예비경선(컷오프) 통과를 겨냥한 '경선 맞춤형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조기 입당을 통해 한때 두자릿수 지지율을 내다보기도 했던 최 전 원장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겪으며 2차 컷오프 4인에 포함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에 중도 외연 확장을 중단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대표 등으로 흩어진 이른바 '강성 보수층'을 결집하려 한다는 것이다. 2차 컷오프에서 당원 투표 비율이 30%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지지를 흡수할 경우 4강 진출이 한층 수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행보가 중도 외연 확장에 해가 되므로 본선 경쟁력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 전 원장 행보에 대해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인 구 친박계 코드에 딱 맞춘 행보"라며 "중도층 표심과 멀어지는 행보인 만큼 본선 경쟁력과는 멀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