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마지막 유엔총회에서 '남북미중 종전선언'을 제안했지만 미중 갈등의 폭이 더 커지면서 '종전선언'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일본·호주·인도와 4개국 비공식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대면 정상회의를 앞두고 노골적으로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성된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은 이듬해 2월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로 사라졌다. 이후 문재인 정부와 여권에서는 '종전선언'을 통해 북핵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문 대통령은 21일 제76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고 연설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두차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했지만, 이번 연설에서는 종전선언 주체로 '중국'을 처음 언급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코로나19 대응과 함께 이란·한반도 문제는 중국과 협력한다는 입장이었고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또한 진전시키려고 노력해왔다. 미중 갈등을 부각되기 보다 양국의 협조를 통해 북핵문제의 원할한 해결이 되기를 기대해왔다.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최근 방한해 이와 관련한 한중 간 공감이 있었던 것 아니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갈등 상황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문 대통령의 구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먼저 미국은 지난 15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호주, 영국과 함께 새로운 안보협정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면서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오늘날과 미래에 가장 중대한 인도·태평양 같은 지역과 우선순위로 초점을 돌리면서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와 그렇게 할 것"이라며 "미국은 격하게 경쟁할 것이고 우리의 가치로 이끌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했다.
아울러 24일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도 앞두고 있어 어떤 대중견제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쿼드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21세기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다자 간 구성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여하는 우선순위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그동안 '북핵문제 해결은 미중 간 협력 사안'이라면서도 '쌍중단'과 '쌍궤병진'(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상의 병행 추진)을 주장하면서 사실상 북한 입장을 두둔해 왔다.
박인휘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종전선언의 사안 자체가 워낙 풀어야될 전제조건이 많아서 어려운 사안인 것은 분명하다"라며 "북미수교라든가 평화체제 등 여러가지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미중갈등도 영향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가장 어려운 변수는 아니다"라며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부분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종전선언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미 간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한편 바이든 정부가 22일 유엔 총회 계기 열린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연쇄 회담을 열면서 회담 논의 테이블에 '대중 견제'를 곳곳에 배치하면서 우리 정부를 난감하게 했다.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은 해당 회의서 한반도 문제를 내세웠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도전' '인도·태평양' 등을 언급하며 중국 견제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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