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구진욱 기자 = "F-14(재외동포 비자) 체류자는 건강보험료를 13만원이나 내는데 재난지원금을 하나도 못 받았어요."
주말인 25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교회 앞에서 만난 중국동포 A씨(50대)는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콘크리트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다리를 다친 후 2년 가까이 일을 쉬며 중국 동포 교회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머물고 있다. 그는 오래전에 한국에 들어와 중국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가리봉동에서는 대부분의 간판이 중국어로 돼 있고 중국 동포들의 억양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간판마다 한글과 중국 간체자가 병기돼 있고 한자만 적혀 있는 가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평소 같으면 중국 동포들로 붐빌 주말이었지만 거리는 한산했다. 국적을 가리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폐점한 환전소와 음식점, 호프집이 많았다. 가게마다 '마스크 안 쓰면 입장 불가' 등 방역 수칙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곳 동포들은 재난지원금 '미지급'에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중국음식점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박성희씨(70)와 김분옥씨(60)는 "우리나라가 아니고 내가 중국 여권을 가진 중국 국적 사람인데 재난지원금을 못 받은게 아쉽긴해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정부에서 탈북자는 챙겨주지 않냐. 조선족도 탈북자도 다 같은 민족인데"라고 하소연했다.
가리봉시장 내 식료품점 주인 D씨(40대)는 "우린 거의 강제적으로 의료보험료를 내는데 매달 자동이체로 돈이 빠져나간다"고 했고, 옆에 있던 중국 동포 손님도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비자 연장을 안해주기 때문에 낼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D씨는 "코로나19 이후 3000원 하던 계란이 7000원대로 오르고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동포를 냉소하는 분위기가 조성될까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다.
중국식품점을 운영하는 한국인 C씨(63)는 "코로나19가 중국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중국동포들이 불편해한다"며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동포 대부분은 "차별 같은 것은 없다" "사회적 이슈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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