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용산구 남산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사진=뉴스1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9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원을 웃돌았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 대출절벽이 우려되자 막차를 타기 위한 가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차주가 받아야 하는 대출금도 덩달아 늘어난 영향이 컸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8878억원으로 전월(698조8149억원)보다 4조728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 가계대출 증가폭(3조5068억원)보다 증가세가 더 가팔라진 것이다.

가계대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모두 늘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97조4175억원으로 전월(493조4148억원) 대비 4조27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1058억원 늘어난 14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추가 대출제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출 가수요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전셋값과 집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대출금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10명이 대출 받을 수 있는 것을 8명으로 줄인다 해도 집값과 전셋값 상승에 따라 대출금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전셋값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오르면 세입자 또한 계약갱신시 추가대출을 받아야 하는만큼 대출잔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은 지난달 30일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 6%대로 제한하고 내년에는 4%대로 낮추기로 했다. 특히 대출자의 상환능력 내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내년에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가계부채 추가 대책으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조기 확대와 전세대출 금리 인상 등이 거론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내년에도 가계부채를 타이트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