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을 마친 뒤 우리 측 평화의집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와의 첫 정상회담 때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렬 주오사카총영사는 9일 보도된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당시 김 총비서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미국·일본과의 국교도 정상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일본과의 관계에서 핵심적 문제는 납치 문제 해결"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함께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가장 시급한" 대북현안으로 꼽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물론, 최근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이 같은 입장을 반복해서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납북자는 모두 17명으로 이 가운데 5명은 2002·4년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귀국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북한 측은 나머지 12명의 납북 일본인에 대해선 '8명은 이미 사망했고, 다른 4명은 북한에 온 적이 없다'며 납북자 문제는 "이미 해결된 일"이란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납북자 문제에 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김 총비서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납북 일본인 관련 언급에 "알았다"고 답했다고 조 총영사가 전했다. 그러나 조 총영사는 당시 김 총비서의 답변에 대해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 게 아니라, 문 대통령의 설명을 이해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총영사는 "(그 뒤에도) 한국 정부는 문 대통령과 특사를 통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북한에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지만" 북한 비핵화 협상이 정체되면서 납북 일본인 문제도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 때부터 지속적으로 북일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북한 측에 제안해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조 총영사는 "(북한이) 일본과는 직접 협상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성렬 주오사카총영사 (주오사카총영사관) © 뉴스1

대신 그는 한미일 3개국이 협력해 북한을 대화로 끌어낸 뒤 "장기간에 걸친 (북한) 비핵화의 중간과정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 (6·25전쟁) 종전선언, (일본인) 납치문제 등을 병행해 협의해가는 게 좋다"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조 총영사는 북한이 지난달 신형 미사일 시험을 잇달아 실시한 데 대해선 "노후화된 무기를 현대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국제사회가 (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고 부른 데 (북한이) 반발한 건 주변국에 위협을 주기보다 체제를 보호할 군사력을 유지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 총영사는 또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여지를 남기고자" 당장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쉽게 포기하지 않은 채 국제사회로부터의 경제제재를 푸는 데 협상카드로 사용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 총영사는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20여년 간 근무했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뒤엔 국가안보실과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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