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벤투호'가 중동의 맹주 이란을 상대하기 위해 호랑이굴로 들어간다. 무려 10년 동안 이란을 상대로 승리가 없으니 부담스러운 승부다. 반대로 이번 원정만 잘 넘긴다면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는 찬스이기도다. 흔한 말로, 위기이자 기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 원정 경기를 갖는다.
2승1무(승점 7)의 한국은 이란(승점 9·3승)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 지긋지긋한 이란 징크스, 끊어낼 수 있을까
한국 축구는 유독 이란 원정서 약했다.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서 승리한 뒤 최근 10년 간 6경기에서 2무4패로 밀리고 있다.
통산 전적에서도 31차례 만나 9승9무13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테헤란서 치른 7차례 원정서 2무5패,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 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이다.
가장 최근 아자디서 만난 것은 2016년 10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으로 당시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서울), 이청용(울산) 등 정예 멤버를 내고도 사르다르 아즈문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패했다.
그나마 코로나19 여파로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게 된 것은 호재다. 반대로 비디오판독(VAR)이 없다는 것은 변수로 꼽힌다.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에게 득 될 것 없을 공산이 크다.
대표팀 중앙 수비수 김영권(감바 오사카)는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이번에야 말로 깨뜨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영권은 "최근 (이란전)승리가 계속 없었다. 앞으로 또 이란 원정을 떠날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징크스를 깨야 한다"면서 "그래야 한국 축구가 이란을 상대할 때 수월할 것이다. 이번에는 꼭 승리를 할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 전세기 띄운 대표팀, 해외파 체력 회복이 관건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이란 원정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전세기를 띄웠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면서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튼), 황의조(보르도) 등 해외파들의 체력 회복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까지 직접 태극전사들과 함께할 정도로 이번 원정 경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독 약했던 이란 원정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7일 안산서 열린 시리아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페네르바체), 손흥민, 황희찬 등의 체력 회복 여부다.
9일 인천공항을 통해 이란으로 떠난 대표팀은 10일 테헤란에 도착한 뒤 PCR 검사를 받았고, 음성이 나온 뒤 가볍게 현지 적응 훈련을 가졌다. 이어 경기를 하루 앞둔 11일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최종 훈련도 진행했다.
벤투 감독은 "우린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전체적인 몸 상태는 좋다. 모든 선수들이 출전 가능한 상태다. 베스트 11은 경기 당일에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손흥민·황희찬 vs 아즈문·타레미 '창 대 창'
각 팀을 대표하는 골잡이들의 맞대결도 주목을 끄는 부분이다.
한국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활약 중인 손흥민과 황희찬이 자리하고 있고, 이번 시즌 보르도에서 3골을 넣은 황의조도 벤투호의 빼놓을 수 없는 무기다. 7일 시리아전에서 2년 여 만에 필드골을 터트린 주장 손흥민이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이란은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과 메흐디 타레미(포르투) 등 탈아시아급 선수들이 선봉에 선다. 유럽 무대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둘을 '괴물 수비수'로 꼽히는 김민재가 얼마나 잘 막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벤투 감독은 특유의 빌드업을 활용한 전술을 활용해 이란을 상대로 승점 3을 획득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경기와 흡사할 수도 있겠지만 강한 상대를 맞아 전술 포인트는 다른 점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 플레이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이란 징크스를 끊어내고 승점 3을 확보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과거 기록은 바꿀 수 없다. 현재와 미래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우리도 승점 3점을 따기 위해 준비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좋은 경기력과 함께 최대한 실수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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