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소기업의 판로 확보를 목적으로 도입한 ▲중소기업간 경쟁품목 ▲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가 기업의 기회를 사전적으로 배제할 뿐 아니라 신산업의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자간 경쟁품목은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중 판로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중견·대기업의 공공 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이다. 2017년 드론, 2018년 3D프린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따르면 한국의 2020년 3D프린터의 기술수준은 미국 대비 67.5%에 불과하고 일본(80%), 유럽(99.5%)에 비해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 1억원 미만 기업이 전체의 42.0%, 1억~10억원 미만 기업이 전체의 40.2%로 국내 공급기업의 규모가 영세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3D프린터 분야의 중국산 수입이 2017년 569만달러에서 2020년 1023만4000달러로 80% 급증했고 시장의 국산화 비중도 전체 46%에 불과하다. 국산도 산업용보다는 주로 학교에서 교육용 등에 사용하는 일반인 사용 목적의 500만원 이하 데스크탑 제품인 보급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할 뿐이다.
중소기업체 비중이 93.8%인 드론 산업 또한 핵심부품의 외국산 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기술력 수준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공분야 드론 국산화율이 49%로 여전히 절반에 못미친다.
2013년 공공SW 분야의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도입된 대기업 참여 제한 규제의 경우 2010년 대기업 점유 비중 76.4%가 2018년 중소기업 점유 비중 92.6% 반전되면서 외견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국이 ICT 중 SW 비중이 증가하면서 SW 중심으로 재편되는데 한국은 SW 비중이 ICT의 20% 수준에 그치는 등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시장구조에 머물러 있다. SW산업의 내수 의존도도 82.2%에 달한다. 전자정부 수출실적 또한 법시행 이후 2015년 5억3404만달러에서 2019년 3억99만달러로 44% 급감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특정 업종에 중견·대기업의 진출로 중소기업이 경영악화를 겪거나 악화가 예상되는 경우 진출을 금지·제하는 제도다.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 이후 화학업계가 폐기물 처리와 자원 재활용 시장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검토하는 와중에 폐플라스틱 재활용업 등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 움직임이 관측된다. 정부가 소비자의 이익이나 산업의 고도화보다 중소기업의 입장만을 고려할 경우 주요 기업의 ESG경영 모색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중소기업의 보호라는 명목하에 생긴 사전적 규제는 특히 신산업 분야에서 중견·대기업에게 진입규제와 같이 작용한다”며 “ESG 및 신산업 분야에서만큼은 예외적인 허용이 아닌 원칙적으로 사전적 규제를 철폐하고 중소기업에 가점을 주는 형태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