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BNP파리바 그룹과 ‘카디프손해보험’의 지분 94.54%를 400억원대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카디프손보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2014년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한 뒤 출범한 회사다.
카디프손보는 올 상반기 기준 자산 1084억원, 부채 480억원 규모의 중소형 손해보험사로 주로 자동차보험을 다뤄왔다. 카디프손보의 시장점유율은 미미하고 올 상반기에는 54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조 회장이 인수를 결심한 것은 리딩금융 자리를 다투는 KB금융과 비교해 손해보험 계열사의 부재는 사업 포트폴리오상 약점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KB금융이 지난 2014년 인수한 LIG손보는 KB손보로 간판을 바꿔단 뒤 손보업계 4위로 자리매김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중 보험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신한금융은 11.29%에 그치지만 KB금융은 이보다 2.14%포인트 높은 13.43%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해 5월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다음달인 6월 하나손보로 출범했다. NH농협금융도 NH농협손보를 갖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을 꿈꿔온 조 회장의 의지가 이번 인수에 강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신한금융은 2001년 출범한 이후 2003년 조흥은행, 2007년 LG카드를 인수한 이후 10년 동안 인수합병(M&A)를 추진하지 않았다. 오로지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그사이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끝에 KB금융은 2017년 신한금융으로부터 리딩금융 타이틀을 9년만에 빼앗았다. 신한금융은 2018년 리딩금융 자리를 다시 꿰찼지만 2019년 이후부터는 KB금융에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2017년부터 신한금융 수장을 맡아온 조 회장은 지속적인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저상장 국면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면 외연확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한금융은 2017년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베트남신한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2019년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 등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꾀했다. 조 회장은 2018년까지만 해도 31.4%에 머물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을 올 3분기 43.2%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카디프손보 인수로 신한금융의 계열사는 17개로 늘어났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근소한 차이로 리딩금융 경쟁 구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카디프손보가 그룹의 순익에 얼마나 기여하느냐가 관건이다. 올들어 3분기까지 순이익을 살펴보면 KB금융이 3조7722억원, 신한금융은 3조5594억원으로 양사 모두 연말 순이익이 4조 클럽에 무난히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KB금융에 여전히 2128억원 뒤처져 있다. 카디프손보가 탄탄한 계열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얼마나 빨리 성장시키느냐가 조 회장의 과제로 남아있다.
조 회장은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조 회장은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통한 고객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만큼 카디프 손보 인수를 통한 종합금융플랫폼 ‘슈퍼앱’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보험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