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빨라진 인사시계… 재계, 더 젊어진다

(2) 4대그룹 연말인사 관전 포인트는


국내 주요기업의 연말 정기인사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이 빨라지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글로벌 공급망 대란과 에너지 쇼크, 기후변화 등 글로벌 경영환경의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에 따라 경영 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중용하고 유연한 조직정비를 통해 새로운 전략의 기반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사를 마친 기업들도 있다. 일찌감치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려는 목적이다.

주요기업 정기인사 본격화

재계에 따르면 이달 말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그룹의 정기 인사가 본격화된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주요기업들이 예년보다 한층 빠른 인사로 내년도 사업에 선제대응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인사를 단행한 기업들을 보면 시기 단축과 세대교체 경향 기조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다른 기업들보다 앞선 9월에 인사를 단행했던 한화는 올해 이보다 더 빠른 지난 8월 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종합화학·한화저축은행 등 5개 계열사의 대표를 새롭게 교체했다. 새롭게 인선된 최고경영자(CEO)들은 모두 50대 중·후반이다.


지난달 초에는 한화솔루션과 한화토탈,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3개사의 임원인사도 단행했는데 이 가운데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의 조용우 상무는 올해 42세로 지난 3월 부장 승진 이후 7개월 만에 임원을 달았다.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을 이끄는 오너3세 김동관 사장이 올해 39세인만큼 젊은 인재를 일선에 중용해 신사업을 강화하지 않겠냐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한화솔루션의 40대 임원은 총 32명이다.

현대중공업도 통상 11월 말이나 12월에 단행하던 인사를 지난달 12일로 앞당겨 진행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정몽준 최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을 3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1982년생으로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거쳐 사장으로 선임됐다.

정 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내정돼 회사의 핵심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특히 미래먹거리인 수소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정 사장은 앞서 지난 9월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가 주도한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의 출범식에 현대중공업그룹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바 있다.


코오롱그룹도 예년보다 한 달 빠른 지난달 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코오롱은 이번 인사에서 젊은 임원 발탁을 통해 세대교체 기조를 강화했다. 신임 상무보 21명 중 18명(85.7%)가 40대다. 미래 성장을 위한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변화를 꾀했다는 설명이다.

1970년대생 임원 늘어난다

다른 기업들의 인사 시점도 빨라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른 11월에 인사를 앞당겨 실시했으며 올해도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에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도 통상 11월 말에 인사를 시작하지만 지난 10월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를 교체한 것이 사실상 연말 인사의 신호탄이란 해석이다.
LS그룹도 이달 말 인사가 예상된다. 이번 인사에서 LS그룹은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르며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기존 구자열 회장은 한국무역협회장으로서 경제단체장의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구자은 회장은 1964년생으로 올해 만 57세다. 구 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LS그룹의 임원인사도 세대교체 기조가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의 변화에 맞춰 다른 기업들 역시 선제적인 경영전략 수립을 위해 인사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신사업 강화를 위해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대교체 흐름에 따라 주요 기업들의 40대 임원의 비중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상장사 매출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올해 기업 임원 수는 6664명이며 1970년대 출생 비율은 34.4%에 달한다. 1970년대생 비율은 2018년 14.3%→2019년 20.9%→2020년 27.9% 등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반면 1960년생 임원 비중은 2018년 당시만 해도 76.4%나 차지했지만 2019년 74.1%→2020년 68.7%→2021년 62.9%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1970년대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인재의 약진도 예상된다. 100대기업의 여성임원 수는 2015년 138명, 2016년 150명, 2018년 216명, 2019년 244명, 2020년 286명, 2021년 322명으로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0대기업 전체임원이 지난해 6871명에서 올해 6664명으로 200명 넘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여성 임원은 되레 40명 가까이 증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다양성 측면에서 여성 임원을 확대하려는 추세에 따라 올해도 주요 기업들이 핵심 보직에 여성 인재를 발탁 승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