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1조6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발생시킨 라임 사모펀드 판매회사인 증권사 CEO에 대한 징계를 보류하면서 박정림 KB증권 사장의 연임에 눈길이 쏠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열린 20차 정례회의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등 3개 증권사에 대해 업무 일부 정지, 과태료 부과 등의 중징계 조치를 최종 의결했다.
금융위는 이들 증권사가 라임펀드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거짓 내용을 포함하거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단정적 판단' 등을 제공해 자본시장법 상 '부당권유금지'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6개월 업무 일부 정지 명령을 받았다. 대신증권에 대해서는 반포 WM센터를 폐쇄하고 센터 지점장을 '면직' 조치하라고 의결했다.
다만 CEO에 대한 제재는 법리 검토 이후 진행하기로 했다. 기관 제재 외에 금융감독원장에게 위임된 '임직원 제재' 등은 금융감독원에서 조치할 예정이다. 현재 해당 회사의 라임사태 연루 임원은 '주의적 경고' 및 주의 처분을, 직원에 대해서는 정직, 감봉, 견책, 경고, 주의 등의 제재를 부과하는 안이 상정돼 있는 상태다.
금융당국은 "임직원 제재 등의 조치는 금융감독원장에 위임된 만큼 금융감독원에서 조치할 예정"이라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사법부 판단에 대한 법리검토 및 관련 안건들의 비교 심의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CEO에 대한 제재가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각 사 CEO의 연임 가능성에는 청신호가 켜졌다.연내 징계 확정이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라 연임에 부담을 주는 요소가 줄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유일한 현직 CEO인 박정림 KB증권 사장의 거취에 시선이 쏠린다. 라임 사태로 문책경고를 받은 박 사장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혐의로 중징계인 문책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문책경고 징계안이 확정될 경우 3년동안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하지만 박 사장은 지난해 문책경고를 받았음에도 연임에 성공해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뒤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회의가 계속해서 미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제재가 확정되기 전에 금융사의 연임 결정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올해로 미뤄졌던 정례회의 결과가 또다시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이어 호실적을 달성한 상태다.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대비 58.6% 증가한 5747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의 최종 징계안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연임 확률이 높아졌다"며 "특히 증권사 연임은 실적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