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구진욱 기자,노선웅 기자 = "딸이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괜찮아요. 고3이라는 과정을 담담하게 완주해줘서 고맙죠."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4교시 한국사/탐구영역이 끝나기 30분 전부터 서울 중구 이화외고 정문 앞에는 40명 가까운 학부모들이 몰렸다.
이들은 두 손을 모으고 자녀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르고 나오길 기도했다. 일부는 케이크와 꽃을 들고 자녀를 기다렸고, 한 학부모는 까치발을 한 채 교문을 붙잡고 운동장 쪽을 연신 바라봤다.
50대 여성은 "딸이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괜찮다. 시험을 못 보면 재수하면 되고 다른 길도 많다"며 "수능이라는 게 우리나라 고3이 다 겪어야 하는 과정인데, 담담히 잘 완주해서 다행이고 고맙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서초구 서초고 정문의 풍경도 비슷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줄 핫팩을 두 손으로 데우고 있었다. 정문 앞은 차들로 혼잡했고, 사람들이 몰리자 일부 학부모들은 정문 맞은편 인도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오후 4시50분쯤 굳게 닫혔던 교문이 열리고 수험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교문 앞에서 기다리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마중 나온 학부모들은 그간 고생한 자녀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혔고, 머리를 쓰다듬고 안아줬다.
수험생들은 시험장에 입실할 때와 달리 후련한 표정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치러진 수능이라는 부담감을 털어낸 덕분인지 대체로 밝은 표정이었다.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에 하트 세리머니를 취하는 학생도 있다.
홍지혜양(18)은 "후회 없이 시험을 쳤고, 이제 엄마랑 아빠랑 목동에 있는 피자레스토랑 가서 맛있는 밥 먹을 것"이라며 "염색도 하고 싶다"며 웃었다. 재수생 오모씨도 "후련한 마음이 제일 크다"며 "친구들 만나서 고기 먹고 놀 것"이라고 말했다.
침울한 표정으로 교문을 나선 수험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 수고했다는 주변의 격려에 "대학 못 갈 것 같다"며 울음을 터뜨리면서 "논술학원에 가야 한다"며 학교를 빠져나갔다.
수능을 마친 학생들은 이번 수능 난이도에 대해 "수학이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재수생 박찬양씨는 "수학 공통 15번 문제는 전에 본 적 없는 빈칸 문제가 나왔다"며 "다른 문제도 사설모의고사 수준으로 나와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황순군(18)은 "수학 빼고 다 괜찮았다"며 "미적분을 선택했는데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그밖에 과목들은 대부분 평이했다는 반응이었지만, 그중엔 "국어가 어렵다"는 수험생들도 더러 있었다.
박진한군(18)은 "수학은 특히 어려웠고, 국어는 연계가 많이 됐다"고 토로했고, 김모군(18)도 "국어가 18년도 불수능 수준이었다. 복잡한 지문이 많아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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