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령 인구 가운데 치매 환자가 75만명을 넘어 곧 ‘치매 인구 100만명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다행히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안착됨에 따라 낮은 비용으로 실버케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가정 내 치매환자가 집이나 데이케어센터, 요양원 등에서 선택적 요양서비스를 받는 것도 보편화됐다.
그런데 중증의 치매 환자에 대해 안전상의 이유로 간혹 신체의 일부(주로 팔이나 다리)를 침상에 묶어두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환자에 대한 적법한 ‘보호행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경남의 한 요양원에서 70대 환자의 팔다리를 침상과 휠체어에 5일 동안 묶어둔 사례가 발생했다. 결국 노인학대 혐의가 인정돼 해당 요양원은 업무정지처분을 받았다.
이같이 전신 혹은 신체 일부분의 움직임을 제한할 때 사용되는 일체의 방법과 장치를 ‘신체 억제대’라고 한다. 치매 환자에 대한 신체 억제대 사용, 과연 합법일까.
광주지방법원은 억제대를 사용해 노인의 신체를 구속하는 것은 노인의 유형력의 행사로서 그 자체로 ‘폭행’의 개념에 부합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21.5.28.선고14427판결) 따라서 신체 억제대의 사용은 사용 근거 및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노인학대의 행위로서 폭행 개념에 해당할 수 있다.
신체 억제대의 사용 기준에 관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신체 억제대 사용 감소를 위한 지침’을 참고할 수 있다. 지침의 주요 내용으로는 ▲대체할 방법이 없을 때 한해 ‘보충적’ 사용 ▲의사의 1일 1처방 필요 ▲환자 및 보호자에게 사전 설명과 서면 동의서 징구 ▲최소 2시간마다 환자의 상태 관찰 및 체위 변경 등이다. 같은 취지로 앞서 언급한 광주지방법원 판결도 노인이 신체를 억제당하기 전 보호자 등에게 사전 또는 사후 동의를 받았는지, 긴급성·비대체성·일시성의 요건을 갖췄는지, 신체 구속에 관한 보고체계·기록 등의 관리가 있었는지 여부를 억제대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중증 치매 환자를 보호하는 요양기관 등에서 자해나 돌발행동으로 인한 침상에서의 낙상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신체 억제대의 현실적인 필요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신체의 일부를 타인에 의해 억제당하는 방식 자체에서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 화재와 같은 위급 상황에서 대처의 어려움 등도 고려돼야 한다.
따라서 신체 억제대의 사용은 개시와 방법, 관리에 있어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노인보호시설의 면회가 한동안 전면 금지되기도 한 가운데 현장 종사자들은 적법한 사용 방법을 상시 준수하고 치매 환자인 가족을 요양기관에 위탁한 보호자 또한 신체 억제대 사용의 문제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