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8점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최소목표점수 66.7점을 아슬아슬하게 웃돌았다. 2018년 조사결과인 62.2점과 비교해 4.6점 올라간 수준이지만 문제는 20대(18~2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4.7점으로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2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0대(65.8점) 보다도 낮다.
이는 청년들이 금융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로 사회에 진출해 많은 시행착오와 큰 비용을 치루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돈의 생리와 금융의 기초도 모르는 미래 세대들이 하루에도 1000%가 넘는 변동성을 보이기도 하는 가상자산 등 고위험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금융지식은 가장 취약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조기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어릴 시절부터 교육을 통해 올바른 금융 가치관을 갖도록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금융 교육은 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들의 교육프로그램 제공에만 기대고 있다. 해외에선 일찌감치 정부 차원에서 초등학생부터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나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 한국과 다른 나라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확연하다. 영국은 11세부터 정규과목으로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민간 금융교육 기구인 금융교육연합회(Personal FinanceEducation Group)에서는 학생대상 금융교육, 교사대상 교육지원 및 금융교재 평가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09년 1월 대통령 직속으로 금융문맹퇴치위원회를 신설하고 중학교에 금융교과목을 추가하는 등 법령으로 조기 경제교육을 의무화했다. 이와 달리 한국에서의 금융교육은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되지 않은 채 사회탐구와 같은 다른 과목에서 부수적으로 다뤄지는데 그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도 젊은 층의 투자를 그저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투기적 욕구로만 인식해 규제의 시선으로 대하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올바른 투자가치관 확립이라는 관점에서 균형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들어서는 새로운 정부에선 정치 성향을 떠나 금융과 돈 관리에 대해 젊은 층에서 꼭 필요하고 원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금융교육은 경제주체의 능력을 키움과 동시에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기르고 나아가 21세기 생존을 위한 필수 학습이다. 현대사회의 어떤 일이든 금융을 모르고 제대로 업무를 진행하기 힘들다는 건 누구나 주지하는 사실이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 앨런 그리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남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