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가가 1%포인트 오를 때 국내 물가도 0.26%포인트로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높은 물가 상승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의 물가가 1%포인트 오를 때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 2000~2007년 0.1%포인트에서 2010~2021년 중 0.26%포인트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국내 경제의 무역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물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확대됐다"며 "과거 국내 물가 상승률이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2007~2008년, 2010~ 2011년, 2017~2018년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던 시기와도 대체로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올 10월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은 4.39%를 기록해 2008년 10월 4.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은 15개 선진국과 19개 신흥국 등 주요 34개국의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국 GDP(국내총생산)로 가중평균해 추산한 것이다.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2%로 1990년 12월(6.3%) 이후 30년 10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유로(EURO)지역의 소비자물가는 2008년 7월(4.1%) 이후 13년3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글로벌 물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율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동조화 현상이 크게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두 상승률의 상관계수는 2000~2007년 중 0.28에서 2010~2021년 중 0.78로 높아졌다.
글로벌 물가, 계속 오르는 이유는
글로벌 물가 상승세가 확대된 것은 공급병목 현상 등에 따른 수급불균형 현상과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한은은 "높은 글로벌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주요국의 임금 오름세 확대, 급등한 주택가격도 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내년에는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국제 원자재 가격도 추세적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기업의 비용 부담이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급 병목현상의 경우 최근 계절적 수요 증가 등이 가세하면서 완화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글로벌 물가의 국내 물가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수요 및 비용, 공급병목, 기후변화 등 최근의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에 주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요인들의 흐름 변화 여부와 이에 따른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