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한재준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사망하면서 검찰의 '윗선수사'가 중대 고비를 맞았다. 정치권에서 대장동 특검도입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윗선수사가 사실상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지난 1일과 7일 유 전 본부장을 소환조사하면서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사업자들에게 받은 뇌물수수(2억원) 의혹 외에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을 겨냥한 '사퇴 강요' 의혹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 혐의에서는 사퇴강요 의혹이 빠졌지만, 당시 두차례 조사에서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연결고리를 캐물었고, 이와 관련해 황 전 사장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을 주로 제시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이 2015년 2월 직속 상사인 황 전 사장을 찾아가 '시장님 명'이라면서 사표 제출을 종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게 당시 지휘권자가 누구였는지, 당시 지시자와 그 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유 전 본부장은 관련 지시를 받은 바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사장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을 상대로 "오늘 (사표)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 난다", "시장님(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명을 받아서 한 일"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시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장(이재명 후보)을 7번, 그 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을 8번,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12번 언급했다고 한다.
이미 황 전 사장을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한 검찰이 녹취록에 거론된 이재명 후보나 이 후보의 측근으로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정진상 전 실장 조사를 진행할 지에 법조계 뿐 아니라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사망 이후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나 유서를 확보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팀에서 유서 등을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라고만 했다. 유 전 본부장이 사망했지만 황 전 사장이 제출한 녹취록과 인사결재 서류가 남아 있는 만큼 이대로 '윗선' 수사를 뭉갤 경우엔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 특검도입 논의를 재개한 것도 수사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유 전 본부장이 사망한 지난 10일 "검찰이 엉뚱한 데를 자꾸 건드려서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내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검찰을 직격하며 "이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해서 다 가려봤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특검도입을 언급했다. 다만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에 불과해 특검이 실제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검찰 관계자는 윗선 수사 여부에 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수사는 계속되는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