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걸어 잠갔던 가계대출 빗장을 서서히 풀기 시작했다./사진=임한별 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걸어 잠갔던 가계대출 빗장을 서서히 풀기 시작했다. 연말까지 보름가량 남은 시점에서 가계대출 총량에 여력이 생겨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한다. SC제일은행은 오는 20일부터 내년 신규 주담대(퍼스트홈론)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이에 실제 대출 실행일은 내년 1월 3일부터다.

이번에 신규 접수가 재개되는 주담대는 금융채 1년·3년·5년물 금리와 연계된 상품이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상품과 대부분의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연동 상품의 판매는 기존대로 중단을 이어간다.


SC제일은행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맞추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주담대 신규 취급을 단계적으로 중단해왔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지난 8월 18일부터 신 잔액 기준 코픽스를 지표로 삼는 주담대 신규 접수를 중단한 바 있다. 이어 10월에는 금융채 1년·3년·5년물을 기준금리로 삼는 주담대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내년 주담대 신규 취급을 위한 사전적인 준비 절차의 일환"이라며 "대출 리스크 관리와 가계대출 증가 목표 관리의 일환으로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한 주담대 신규 취급 중단 조치는 올해 말까지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15일부터 영업점별 가계대출 한도관리 해제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신규 취급한도를 영업점별로 관리해오던 조치를 지난 15일부터 해제했다.

그동안 영업점별로 가계대출 한도가 다르다보니 대출이 잘 나오는 영업점을 찾는 사례도 종종 발생했다. 한 영업점에선 대출 한도가 소진되면 고객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다른 영업점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로 가계대출 한도를 영업점별로 관리하는 곳은 우리은행 한곳으로 줄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부터 전세대출, 아파트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월별·영업점별로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지난 9월부터 중단했던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을 지난 13일부터 재개했다.

MCI는 주로 아파트, MCG는 다세대·연립 등에 적용된다. MCI·MCG 대출이 재개되면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5000만원씩 대출 가능 금액이 늘어난다.

당초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대출 제한조치를 연말까지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최근 들어 대출 증가율이 안정권에 들어오면서 이를 조기 해제한 것이다. 그동안 고강도 규제로 사실상 대출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연말 대출 상환이 속속 이뤄지면서 가계대출 총량에 여력이 생겼다.

지난 2일 기준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5.24%로 지난 10월 말(5.5%)보다 0.26%포인트 떨어졌다.

앞서 하나은행도 지난 11월 23일 모든 신용대출과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판매를 재개했다. 이달 1일부터는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 구입자금대출 판매도 재개했다. 농협은행도 이달부터 무주택자만 한정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사실상 대출영업을 하지 못하다가 연말을 앞두고 일부 대출 상환이 이뤄지면서 총량관리에 여력이 생겼다"며 "내년 가계대출을 더 조인다는 소식에 연말이 가기 전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수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