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LG화학과 포스코의 물적분할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비쳤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1) ‘재계 투톱’ 삼성·현대차, 미완의 지배구조 개편 언제쯤

(2) 줄 잇는 기업 물적분할, 주주는 왜 반대할까?

(3) LG화학은 안 되고 포스코는 되는 물적분할… 뭐가 다르지?
최근 물적분할 소식이 잇달아 들리면서 국민연금의 찬·반 기준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 지분을 바탕으로 주주총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민연금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에는 반대했으나 최근 포스코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2020년 10월30일 LG화학 임시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해 9월16일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총에서도 물적분할을 반대했다. 물적분할 후 신설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상장할 경우 모회사의 가치가 하락해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국민연금은 LG화학 지분 10.28%, SK이노베이션 지분 8.05%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물적분할 안건 통과를 막지 못했다. LG화학 지분의 30.06%를 보유한 ㈜LG와 SK이노베이션의 지분 33.40%를 갖고 있는 SK㈜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주총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있어야 한다.

국민연금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에 대해 우려한 점은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다. 물적분할은 기존 모회사가 신설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태다. 모회사 기존 주주들은 신설 회사의 주식을 전혀 받지 못한다. 통상적으로 물적분할 후 신설되는 회사는 기존 회사가 다루던 핵심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신설 회사가 상장할 경우 기존 회사의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일(2022년 1월27일) LG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8.13% 하락한 6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시 시가총액은 43조613억원으로 지난해 1월 장중 주가 100만원을 넘기며 기록한 시총 70조5923억원보다 40%가량 줄었다. SK온은 물적분할 후 적절한 시점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비판이 잇따르자 상장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바꿨다.


국민연금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사례와 달리 포스코 물적분할에는 찬성했다. 물적분할이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가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한 점이 국민연금 판단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포스코는 물적분할 안건을 다루는 임시 주총을 개최하기 전 ‘포스코가 상장하기 위해서는 포스코홀딩스의 주주 총회 특별 결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의 정관 제9조를 신설했다. 모기업 주주들의 허락 없이는 신설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계획 등도 발표했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한 뒤 없애는 것이다. 총 발행 주식 수가 감소해 주당 가치가 올라가면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포스코는 2021년 주당 배당금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1만7000원 지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2018년과 2019년에는 주당 1만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2020년에는 8000원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