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52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4190억원) 대비 12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704억원으로 전년(1333억원) 대비 1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1조4681억원으로 전년(1조467억원) 대비 40%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1519억원)보다 약 2배 늘어난 3019억원을 기록했다.
명품 브랜드 실적은 공시를 하지 않았는데 국내 법인을 유한회사로 뒀기 때문이다. 럭셔리 브랜드로 알려진 샤넬코리아(1997년) 루이비통코리아(2012년) 프라다코리아(2016년)는 오래 전에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실적 공개를 꺼리는 꼼수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하지만 2018년 11월 신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유한회사도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자산과 매출이 500억원 이상이면 실적을 공시하게 됐다. 이 중 구찌는 유한책임회사로 분류돼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세계 7위 규모, 여전한 한국인 명품 사랑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럭셔리 상품 시장 세계 7위인 141억6500만달러(15조8800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세계 7위에 랭크됐다.일반 대중들에게 예물 등 특별한 의미로 사용됐던 명품이 점차 일상생활 굿즈로 소비되며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과시형 소비와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가 더해져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다는 것. 이런 현상은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 등 젊은 층 사이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 부문 총괄연구원은 "해외 구매길이 막히며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린 소비자들도 많지만 백화점 VIP 혜택, 품질보증, 교환·환불 등 국내 정식 매장에서 구매시 따라오는 여러 혜택을 위해 국내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명품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명품은 사치재로 분류된다. 명품이 인기 있는 이유는 상징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상류층이 주로 사용하는 명품을 구매하게 되면 그들과 일치된다는 욕구가 실현되는 것.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바자학과 교수는 "명품 구매 시 본인이 특별하다는 인식을 갖게 돼 소유 욕구가 더 올라가게 된다"며 "코로나19 이후로 해외로 여행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명품 수요로 전환된 영향도 크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명품업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교수는 "명품 브랜드가 영업수익을 엄청나게 올렸음에도 타당한 이유 없이 가격 인상을 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점은 문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