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이달 안에 후판 가격 협상을 끝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조선업계는 협상이 늦춰지더라도 인상 폭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통상적으로 상반기와 하반기, 1년에 두 번 조선용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상반기 협상은 3월말부터 4월초 사이에 이뤄지는데 올해는 4월 중후반인 현재도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늦춰지는 이유는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철강업계는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조선용 후판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토로한다. 원자재 가격은 조선용 후판 가격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15일 톤당 152.06달러다. 지난 1월7일 톤당 125.18달러에서 21.5%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철용 원료탄의 가격은 이달 20일 톤당 529달러인데 이는 지난 1월3일 톤당 359.58달러에 비해 47.1% 급등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조선용 후판 가격에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부터 수주 릴레이를 벌이고 있지 않느냐”며 “가격이 인상돼도 대응 여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여 만에 연간 수주 목표의 절반을 초과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85척을 약 97억4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연간 목표 174억4000만달러의 55.8%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선박 18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척 등을 46억1000만달러에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89억달러)의 약 52%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조선해양이 총 228억달러를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치(149억달러)의 152%를 기록했고 대우조선해양은 107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77억 달러)의 40%를 넘었다.
한편 조선업계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철강업계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후판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조선용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조선사들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이 인하되거나 최소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