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다음달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망 사용료 이슈를 다룰지 주목된다. /사진=로이터,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회담할 예정이다. 회담 주요 의제로 판문점, 반도체가 꼽히는 가운데 망 사용료 이슈도 논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일정에서 넷플릭스 한국지사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망 이용대가 문제가 한미 정상 사이에 논의될지 업계의 관심사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21일 국내에 도착해 윤 당선인과 첫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23일 일본 도쿄로 출발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일정에서 판문점, 반도체 나노 공정 현장을 비롯해 넷플릭스 한국지사 등의 방문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 한국지사 방문을 두고선 한국의 망 사용료 분쟁이나 입법절차에 있어 넷플릭스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에게 망 사용료를 의무적으로 지급하는 골자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6건이 계류 중이다. 여야 이견 속에 1년 가까이 법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최근 21일 진행된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에서도 개정안이 보류돼 조만간 공청회를 앞두고 있다.

망 이용대가 관련 이슈는 점차 첨예해지고 있다. 국회의 입법 움직임에 미국이 견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 대사 대리는 지난 21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국내 기업환경 세미나에 참석해 망 사용료법이 미국 기업의 국내 사업과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국제 기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법 추진에 사실상 제동을 건 셈이다.

여기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2022년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망 사용료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의 국제무역 의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미국 정부가 미국에 있는 한국 기업을 규제하는 통상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망 사용료 분쟁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법적 줄다리기에서 시작됐다. 양측은 지난해 소송을 벌였고 1심 법원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판결이었다. 넷플릭스는 이에 불복해 2심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넷플릭스 한국지사를 방문하고 정상회담에서 망 사용료를 논의한다면 해당 이슈에 미칠 여파는 클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겉으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사례처럼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려는 듯 보이지만 결국 자국 기업을 위해 국회 입법 과정에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