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 백신 놓고 검사하고… 코로나가 바꾼 병원 풍경
② [르포] "텅텅 빈 병상, 일손 놓은 전담병원"
③ 일반의료체계 전환, 전담병원 어떻게 되나
① 백신 놓고 검사하고… 코로나가 바꾼 병원 풍경
② [르포] "텅텅 빈 병상, 일손 놓은 전담병원"
③ 일반의료체계 전환, 전담병원 어떻게 되나
"외래진료 때문에 자주 와요.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하기 위해 외래 진료소를 찾은 새로운 환자는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지난 18일 오전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보라매병원) 앞. 점심시간을 앞두고 병원을 오고 가는 인파 속에서 A씨를 만났다. 이 병원의 외래환자인 그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코로나 입원 환자가 꽤 있었는데 최근 들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고 했다. 포스트 오미크론 국면에서 위중증 환자 수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보라매병원은 이날부터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감염병 전담병원)에서 해제돼 단계적 정상 운영에 들어선다. 2년여간의 감염병 전담병원의 임무가 끝나는 것이다. 보라매병원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남아 있어 단계적으로 정상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담병원은 급증하는 확진자·위중증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방역당국이 분류를 나눠 역할을 부여한 병원이다. 중수본 환자병상관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전담병원은 크게 감염병 전담병원과 거점 전담병원으로 나뉜다. 여기에 더해 요양과 소아 등 특화 전담병원 등이 있다.
포스트 오미크론 이행기에 거점 전담병원 외 중등증 병상은 모두 지정해제된다. 중증 병상과 준·중증병상도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안착기에는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 긴급치료병상, 거점 전담병원에서 확진자를 치료할 계획이다.
위중증 환자 감소, 비어있는 코로나19 병상
지난 15일 기준 한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13%로 전 세계 평균 치명률(1.20%)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도록 기존 일반 병상을 내놓은 전담병원들의 힘이 컸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3월26일 기준 행정명령과 의료기관 협조 등으로 보유한 코로나19 병상은 3만3165개에 달했다.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전담병원들의 상황은 지금과는 딴판이었다. 이날 만난 경기도의 거점 전담병원 관계자 B씨는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받을 경우 보상 규모(손실보상금)를 입원 시 기존 병상보다 최대 10배까지 쳐줬다"며 "하지만 대유행이 수그러들면서 수익도 크게 줄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최근 입원하는 코로나19 환자가 없어 병상 대부분이 비어있다고 전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코로나19 병상가동률은 18.5%다. 병상 5개 중 4개 이상이 비어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은 병상 100%를 코로나19 입원 환자 병동으로 돌린 일부 거점 전담병원에서 더욱 심각하다. 병동에는 환자가 없어 의료진만 대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앞서 정부와 맺은 거점 전담병원의 잔여 운영 기간은 올해 말까지인 경우가 많다.
규모에 따라 사정 다른 전담병원, 일반병동 전환 시 숙제는
전담병원도 규모에 따라 사정은 달랐다. 중소병원과는 달리 대형병원의 후유증은 크지 않은 듯 보였다. 이대서울병원은 지난해 12월 서울 소재 대학병원 최초로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이날 찾은 이대서울병원도 여전히 거점 전담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병원 옆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는 텅 비어있었다. 코로나19 병동 입구 주변에선 환자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병동을 제외한 병원 내부는 외래환자들로 생기가 돌았다. 이대서울병원은 일부 병동만 코로나19 병동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원무과 앞에는 대기줄이 길어 늘어섰고 안내데스크 직원들도 방문객 응대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보유 병상 전체를 코로나19 병상으로 돌린 민간 중소병원의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병상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의 손실보상금 덕이 컸다. 병원마다 손실보상액은 다르지만 환자의 유형마다 최소 1~10배까지 정부에서 보상해줬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병상에 대한 손실보상액이 조정되면서 이전 수익과 비슷해지자 일부 거점 전담병원들은 일반병동 전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의료체계 전환과 맞물려 일반병동 전환 시 새롭게 환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점도 중소 거점 전담병원이 준비해야 할 숙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담병원에 일반병동을 운영할 때보다 많은 손실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며 "하반기 있을 유행에 대비해 얼마만큼 병상 규모를 유지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