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들의 대규모 채용계획 발표에 각 기업들의 임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대규모 채용 후 인건비 절약을 위해 계약직인 임원을 해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들이 오는 2026년까지의 채용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삼성그룹 8만명 ▲SK그룹·LG그룹 각각 5만명 ▲포스코그룹 2만5000명 ▲한화그룹 2만명 ▲GS그룹 2만2000명 ▲현대중공업그룹 1만명 등이 그 내용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향후 3년 동안 3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혔으나 롯데그룹은 아직 구체적인 채용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대기업들의 대규모 채용계획 발표로 일부 임원들의 위치가 불안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기업 실적이 크게 성장하지 않는 한 신입직원을 뽑기 위해서는 기존 직원을 내보내야 할텐데 퇴사 직원 대부분이 임원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정규직 직원들은 정년이 60세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함부로 퇴직시킬 수 없으며 임금이 높고 계약직인 임원을 정리해 인건비 절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임원은 일반 직원과 다르게 임기 1년의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성과에 따라 계약 기간을 연장하지만 반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퇴사시킨다. '임원은 임시직원의 줄임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이 때문에 나왔다. 특히 미등기임원은 일반적으로 등기임원보다 해고 부담이 덜하고 일반 직원보다 평균 급여가 높아 이들을 퇴사시키면 인건비 절약 효과도 크다.
과거에는 임원으로 승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우가 많았다. 임원 승진 시 회사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원에게만 제공되는 차량, 전용 사무 공간, 개인 기사 및 비서 등도 큰 장점이었다.
빛나던 임원의 위상은 최근 들어 빛이 바래고 있다. 성과 압박에 계약 연장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일부 기업에서는 경우에 따라 1년차 임원이 연차가 높은 부장보다 급여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임원 승진을 통해 연차 높은 부장을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빨리 올라가면 그만큼 빨리 나간다는 농담도 있지 않느냐"며 "회사가 인건비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는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도 달갑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소위 말해 자신의 삶을 갈아 넣어야 한다"며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포기하면서까지 임원이 돼야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