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노동계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반대 근거를 반박하고 나섰다. / 사진=

경영계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을 둘러싼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 노동계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저임금 낙인효과 등 노동계의 우려가 과도한만큼 올해는 반드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3일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적용 쟁점 검토' 보고서를 통해 구분적용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은 말 그대로 업종별 지불능력과 생산성 등의 격차를 고려해 최저임금을 구분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현행 상 업종별 차등적용 근거는 있으나 시행 첫해를 제외하고는 최저임금을 일괄 적용하고 있다.

업종별 생산성 등 격차 점차 확대

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숙박·음식업의 1인당 부가가치는 1860만원으로 제조업(1억2076만원) 정보통신업(1억829만원)과 큰 격차가 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미만율 역시 숙박·음식업은 40.2%인 반면 정보 통신업은 1.9%에 두 업종 간 격차가 38.3%포인트에 달한다.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경총의 주장이다.

보고서는 업종별 구분적용이 특정 업종에 대한 저임금 낙인효과를 유발할 것 노동계의 주장에 대해선 "기존에 없던 낙인효과가 새롭게 야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특히 선진국에서 연령·업종·지역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분적용을 시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낙인효과는 과도한 우려"라고 반박했다.


업종별 구분이 근로자의 생계비 보장이라는 제도 취지와 맞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최저임금제도의 정책 대상인 저임금 비혼 단신 근로자의 생계비를 넘어 '전체 비혼 단신 근로자 생계비 중위값'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가 과도하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OECD 회원국 중 미국, 일본, 프랑스를 비롯한 13개국은 단일 최저임금이 아니라 업종·지역·연령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이미 최저임금을 구분적용하고 있고 국내 헌법재판소도 업종별 구분적용이 최저임금제도의 취지와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문화 조항 등 노동계 주장에도 반박

법적인 근거는 있으나 지난 30여년 간 시행되지 않아 이미 사문화된 조항이라는 노동계의 주장에도 "매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시행 여부를 판단해 온 현존하는 핵심 심의 조항"이라며 "최저임금 수준이 높지 않았던 과거에는 시장의 수용성이 충분해 업종별 구분적용의 필요성이 부각되지 않았을 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그 필요성이 최근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총은 합리적 기준을 설정할 수 없어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대해 최저임금 미만율이 과도하게 높은 업종과 최저임금 수용성에 현저한 문제가 드러난 일부 업종부터 시행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세밀한 구분적용을 위해선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가 관련 연구 및 통계 기반을 충실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미만율이 통계상의 오류라는 노동계의 지적에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에 활용하는 공식 통계와 동일하다"고 일축했다. 이외에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제도개선 TF를 통해 업종별 차등적용이 어렵다고 결론 내린 데 대해선 "당시 TF의 논의도 충분하지 않았고 경영계는 동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일률적 적용으로 우리 최저임금 수준이 경쟁국과 비교해 이미 최고 수준에 도달하였고, 그 과정에서 이러한 최저임금을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이 나타났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정도가 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더 이상 업종별 구분적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