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강종민 기자

윤석열 정부가 근로시간 제도 개선을 비롯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경영계는 정부의 개혁안을 환영하는 반면 노동계는 편파적인 개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 브리핑을 열고 주52시간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하기 위해 노사 합의에 따라 관리 단위를 주에서 월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법정근로시간 1주 40시간에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4주 48시간으로 확대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실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자 휴식권 강화 등을 위해 저축계좌에 적립된 초과근로시간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도 현행 3개월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기로했고 임금체계도 호봉제가 아닌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경영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근로 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한다"며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고용의 경직성 해소가 필요한 만큼 기업들의 신규채용에 부담을 주는 규제인 불명확한 해고 법제와 인력 활용의 제약이 되고 있는 기간제 및 파견 규제에 대한 개혁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 빠져 있다"며 "대체근로 허용과 사업장 점거 전면 금지를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근로시간 유연화, 임금체계 개편 추진은 산재되어 있는 노동현안들을 해결하고, 우리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근로자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삶으로서의 노동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여 유연근무제 도입 요건,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 등 구체적인 제도 개선이 발 빠르게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노동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방안은 사용자단체 요구에 따른 편파적인 법·제도 개악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연장근로시간 월 단위 전환에 대해선 "아무런 제한 없는 초장시간 노동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일부 업종과 유연근무제에서만 인정되고 있는 '11시간 연속휴식권'이 노동자의 보편적 권리로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에 대해선 "경영상 여건에 따라 사용자의 요구에 의해 비자발적 휴가를 사용하게 되는 식으로 악용되면 노동자에게 '비자발적 휴직'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게 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금체계라 하고 있지만, 장기근속자의 임금을 깎겠다는 내용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