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이 반도체 산업에 520억달러(약 68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1차 의결했다. 해당 법안에는 보조금을 지원받는 기업이 향후 10년간 중국을 비롯한 비우호적 국가에 반도체 공장 건설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 미 상원이 진행한 표결에서 64대 34로 반도체 육성법안 토론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법안은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타협안을 마련해 상원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이 법안의 초석을 다진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미국의 절대적으로 필요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산업육성법안은 그동안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를 이루지 못해 그동안 처리가 지연됐다. 입법이 지연되자 민주당은 반도체 업체들에 보조금과 세금 공제혜택 부분만 떼어내 표결 추진에 나섰다. 공화당도 축소된 법안 처리엔 찬성 입장으로 다수 의원이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은 하원에서도 통과돼야 법 집행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다수의 하원 구성원이 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돼 해당 법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반도체 산업에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미국은 팹리스(설계)에선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파운드리 산업의 주도권은 대만 TSMC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등으로 대거 이동했다. 이 법안으로 미국이 반도체 제조까지 우위를 가져가겠단 의도다.
반도체산업육성법안은 미국내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우위에 서겠다는 미국의 의지로 해석된다. 최근 텍사스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 착공 예정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 TSMC, 미국의 인텔 등이 수혜기업으로 예상됐다.
다만 반도체기업 인텔과 반도체 산업협회는 중국 투자제한 조항이 미국 내 반도체 기업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낸시 산체스 인텔 대변인도 블룸버그에 "입법 과정에서 모든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보조금을 받는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