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G 중간요금제를 정부에 신청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앞으로 KT와 LG유플러스도 대열에 동참할 전망인 가운데 해외 사업자에 비해 통신사들의 노력이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SK텔레콤이 월 5만9000원에 24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를 정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해당 요금제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국이나 유럽 통신사들이 물가 상승을 고려해 요금제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미 2017년 25% 선택약정 할인 등 가계 통신비 경감에 애써온 만큼 향후 추가적인 고객 서비스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최근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과기정보통신부에 월 5만9000원에 24GB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 등 여러 요금제 신고를 마친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가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5G 중간요금제를 강조한 것에 발맞춰 안을 마련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신 3사가 어려운 시기에 중간요금제를 제안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요금제를) 법적으로 강요할 수단은 없다"면서 "국민들이 어려운데 감안해달라는 정도로 요청하는 수준이다"고 했다.

국내 통신사들은 2017년 선택약정 할인을 15%에서 25%로 확대한 바 있으며 결합할인 등을 통해 다양한 요금 할인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월 4만9000원에 8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신규 5G 요금제나 3만원 초반대의 데이터 8GB 언택트 요금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LG유플러스도 5G 중간요금제를 곧 발표할 전망이다.

해외 통신사 요금제는 다양성 미흡… 유보신고제 취지 보장해야


미국 버라이즌, AT&T와 같은 해외 주요 통신사들은 무제한 요금제만 운영하고 있다. 일본 NTT도코모와 KDDI 역시 무제한 요금제 외에는 1~7GB의 소량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만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유럽 통신사들은 이용 약관에 물가상승에 맞춰 요금을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약관에 따라 올해도 통신요금을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통신사 EE, 보다폰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3.9%를 가산해 통신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고 이용자들에게 통지했으며 네덜란드 통신사 KPN과 티모바일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라 요금이 조정될 수 있다고 이용자들에게 알린다.


이에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통신비 절감을 위해 해외 사업자 보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다양한 요금제 출시보다 비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쉽다고 토로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요금제 역시 고객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며 "망이 구축되는 과정에 소비자 체감상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해외 사업자에 비춰 국내 통신사에 대한 과도한 비판과 무리한 요금인하 요구는 지양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요금 인가제(정부가 지정한 특정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이용약관에 대해 출시 전 정부 인가를 받는 제도) 대신 유보신고제(통신사업자가 요금제를 신고하면 정부가 15일 후 해당 요금제를 반려하거나 승인하는 제도)가 시행된 상황에서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단체 등의 과도한 개입은 자율적인 요금경쟁 환경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보신고제 취지에 맞게 기업에게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5G 중간요금제 출시 여론과 관련해 "기업의 자율 경영을 침해하고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면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