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임신을 이유로 사직을 강요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문했다.
8일 인권위에 따르면 '2022년도 공정선거지원단'에 합격한 진정인 임신부 A씨는 내근직으로의 업무전환을 요청하자 사직을 강요받았다. 이에 인권위는 A씨에게 사직을 강요한 B시 선관위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선관위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향상과 차별예방교육을 실시할 것도 강조했다.
진정인 A씨는 지난 1월3일 '2022년도 공정선거지원단'에 합격해 외근직인 지역단속반으로 배정받았다. A씨는 출근 첫날 내근직인 법규운영반으로의 업무전환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임신을 이유로 사직을 강요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B시 선관위는 "임신 중엔 선거지원단의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며 "당시 진정인의 출산 예정일과 6월 지방선거 임박 시점이 겹쳐 근로계약기간 충족이 어려운 점"을 들었다. 이어 "배정된 선거지원단의 근무 형태를 임의로 변경하긴 어렵다"라며 "진정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근무 중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은 점도 고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가 스스로 사직서에 서명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강요에 의한 사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임신 중인 진정인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선관위의 주장은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근직과 외근직을 구별해서 선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A씨의 업무를 내근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근로환경 보호의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의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채용됐을 당시 백신 미접종에 따른 선거지원단 근무제한 방침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A씨가 근로를 지속하기 어렵겠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하도록 유도해 사직을 종용 또는 강요받게 느끼도록 한 행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에 규정하는 '임신 등을 이유로 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