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상호 무역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머니S DB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양국의 무역 규모는 늘었지만 의존도는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미·중 무역전쟁 4년 경과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간 무역규모는 2018년 6828억달러에서 2019년 5758억달러, 2020년 5789억달러로 줄어들다가 지난해 6915억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647억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6.2% 증가했다.


반면 양국의 상호 의존도는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미국 무역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7년 16.6%로 정점에 도달한 후 지속 감소해 올 상반기에는 13.5%로 떨어졌다. 중국 무역 중 미국 비중도 같은 기간 14.3%에서 12.5%로 낮아졌다.

양국 간 무역규모가 증가했음에도 상호 의존도가 감소한 것은 2018년부터 본격화된 무역전쟁으로 인해 다양한 무역제재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2018년부터 4차례에 거쳐 3600억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에 최대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통상법 301조)했고 화웨이 등을 수출통제 리스트에 등재해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했다.


중국도 미국의 조치에 맞서 13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수입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의 수출통제 리스트와 유사한 블랙 리스트를 작성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제재조치와 함께 적극 추진 중인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 움직임도 상호 무역비중을 감소시키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반도체와 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법안을 통해 반도체와 전기차·배터리 등의 공급망에 중국을 배제하고 있다. 중국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칩4' 동맹 등도 추진한다.

중국 역시 2020년 제시한 쌍순환 전략으로 경제정책의 중심을 수출에서 내수로 이동, 자국 내 공급망 수직계열화를 시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지속되겠지만 미국 이외 국가 및 글로벌 기업들의 입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급격히 축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세계 수입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반격에 나설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미국이 추진하는 '칩4' 동맹 대상국인 한국·타이완·일본은 수출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상회한다.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생산거점이자 시장규모와 성장성 면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다. 따라서 무역 탈동조화를 지속하더라도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차단하기 보다는 중국의 기술발전과 성장을 지연시키는 방향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상현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경제안보·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같은 개념이 새로운 통상질서로 부상하면서 미·중 상호 무역비중 감소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면서 "향후 미·중 무역은 규모 변화보다 거래분야와 질적인 변화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의 대응전략 모색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