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KT 시즌의 기업결합(합병)을 승인했다. 이를 통해 OTT 시장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의도다.
공정위는 티빙이 KT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내용의 합병을 승인했다고 31일 전했다. 양사의 합병을 심사하면서 구독료 인상과 콘텐츠 공급·판매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구독료는 인상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 티빙과 시즌의 '유료 구독형 RMC(전문가들이 미리 만든 콘텐츠) OTT 서비스 시장' 점유율이 약 18%에 불과해 1위 넷플릭스(38.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합병한 OTT가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봤다. 다만 웨이브(14.4%), 쿠팡플레이(11.8%), 디즈니플러스(5.6%) 등보다는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다.
앞서 진행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설문조사 결과도 이 같은 결정을 뒷받침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OTT 구독료 10% 인상 시 49%에 달하는 구독자들이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티빙과 시즌을 보유하게 되는 CJ가 다른 OTT 사업자에 콘텐츠 공급을 차단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재 CJ 계열사들은 OTT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납품, 방송 콘텐츠 방영권 판매, 영화 배급 등 각종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만약 OTT 공급을 중단하면 CJ 계열사들은 관련 매출액의 3분의 2가량을 포기해야 한다. 이를 강행한다 해도 경쟁 OTT 입장에서는 대체 공급선이 존재하는 만큼 콘텐츠 공급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은 작다.
공정위는 "CJ 콘텐츠를 공급받지 못한 경쟁 OTT의 구독자들이 대거 합병 OTT로 이전한다면 합병 OTT의 이익이 크게 증가해 매출 포기분이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경제 분석 결과 이러한 대거 이전이 발생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합병 OTT가 CJ 계열사들의 콘텐츠만 구매·납품하는 일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콘텐츠 공급업자들은 합병 OTT를 제외한 나머지 82%의 OTT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고 이외에 지상파,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유료방송사업자 등 다른 시장 사업자들에게도 콘텐츠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OTT의 지속 이용 가능성을 결정하는 요인 중 콘텐츠 다양성은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합병 OTT가 CJ 계열사들의 콘텐츠만 활용하는 것은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합병 OTT가 출범하면 OTT 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돼 독자들의 이익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넷플릭스, 웨이브 등 상위 사업자들과 경쟁이 치열해지면 해당 산업군의 경쟁력도 올라간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