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규제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사진=뉴시스

국회가 규제입법에 속도를 내면서 재계의 시름이 깊어진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기업의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로 인해 경쟁력이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재적 217석, 찬성 212석, 기권 5석으로 가결했다. 반대표는 없었다.


이 개정안은 위탁기업과 수탁기업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위탁기업-수탁기업이 10% 이내에서 협의해 정해둔 비율 이상으로 원재료 가격이 변동할 경우 이를 납품대금에 연동해 조정할 수 있고 이를 약정서에 기재해야 한다.

위탁기업이 소기업에 해당하거나 납품대금이 1억원 이하의 소액계약, 위·수탁기업이 납품대금 연동을 않기로 합의한 경우 등은 법안 적용에서 제외된다. 법 위반시 과태료는 5000만원 이하로 정했다. 개정안은 공포 6개월 경과 시점부터 시행된다.

경제계는 납품단가연동제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국회는 일사천리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경제계는 계약내용의 결정·변경은 법제화가 아닌 계약법의 기본원리인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중소기업이 위탁기업인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시 대금을 추가 지급해야 하고 수탁기업인 경우 가격 하락시 대금이 감소할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만 국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동조합의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조, 제3조 개정안)'도 야당을 중심으로 도입에 속도가 붙었다.

당초 예상됐던 12월 정기국회 내 처리는 무산됐지만 임시국회나 내년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노란봉투법은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범위를 제한하고 특수고용노동자와 하청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노조의 불법파업이 만연해질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지만 야당이 압도적인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법안 처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해 민사상 면책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우리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과 평등권,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특정 노조 방탄법'이자 '불법파업 조장법'인 노동조합법 제2조, 제3조에 대한 국회 심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회는 경제 위기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기업의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제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