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기차 경주 대회인 'ABB FIA 포뮬러E 월드 챔피언십' 시즌9 일정에 대한민국 서울이 제외되자 이를 두고 책임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내년 대회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주최측(FEK)과 개최장소를 협의해야 하는 서울시를 향한 지적이 나온 것.
11일 모터스포츠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각) 'ABB FIA 포뮬러E 월드 챔피언십' 주최측은 내년 시즌 확정 스케줄을 공개하면서 서울은 제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3시즌 대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브라질에 이어 미국(오레건)이 개최지로 추가됐으며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시작해 영국 런던에서 마무리하는 총 16라운드로 펼쳐진다.
'포뮬러E'는 포뮬러원(F1) 등과 달리 엔진이 없는 순수전기차로 펼치는 자동차 경주 대회다. 이런 점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 한복판에서 대회가 개최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 E-프리' 대회는 2020년부터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하다가 올해 8월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과 인근에서 처음 진행됐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여서 세계적으로도 이목이 쏠렸고 경기 운영도 깔끔했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내며 우려를 낳았다. 특히 내년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대형 국제대회를 서울 도심에서 진행하는 것인데도 '서울 페스타'의 부대행사처럼 여겨진 점은 관련업계에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를 볼 수 있는 스탠드도 주경기장 외엔 마련되지 않아서다.
모터스포츠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회가 끝났을 때만 해도 내년 시즌 5월 경기가 확정된 것처럼 생각됐다"며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예 일정에서 빠져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개최장소 두고 갑론을박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시즌 서울 일정 삭제를 두고 서울시 탓이라고 목소리를 낸다. 포뮬러E 측에서도 서울 일정은 장소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하는 등 '개최지'가 이슈가 됐기 때문. 하지만 개최권을 가진 포뮬러이코리아(FEK)의 실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는 대회를 지원하는 역할에 불과할 뿐 계획을 세우는 건 주최측이 아니냐는 것. 물론 코로나19 상황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기업들의 후원이 크게 위축된 점이 결정적이다.
올해 대회가 열렸던 잠실 종합운동장은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하는 만큼 내년엔 모든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 이후 대안으로 거론된 곳은 한강대교 가운데 자리한 '노들섬'이다. 서울시가 내년 5월 한강 노들섬에서 '서울 페스타' 행사를 개최하는데 이때 포뮬러E 대회 가능 여부를 주최측인 FEK에 문의했다.
포뮬러E 본사 등 대회 관계자들도 현장 답사를 통해 개최 가능 여부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터스포츠업계는 해당 장소에서 자동차 경주 대회 진행은 어렵다고 봤다. 안전문제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많아서다.
대회 개최를 위해 여러 행정 지원을 담당한 서울시도 난감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회가 대중에게 보여지는 건 2~3일에 불과하지만 이를 위해 교통통제부터 시설복원 등까지 몇 주 기간이 소요된다"며 "계속해서 최적의 장소를 찾고 있는데 내년 일정이 사라져서 내후년 대회 개최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터스포츠업계 관계자는 "대회 개최를 위해선 FEK 측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함에도 그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올해 대회는 처음이라 그렇다 치지만 장기 계약을 한 상태임에도 다양한 변수에 대한 차선책을 마련하지 못한 건 분명한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위 있는 국제대회가 일회용 이벤트로 전락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24 시즌 대회가 열리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만약 주최측이 대회를 제대로 열 마음이 있다면 올해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