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섬유·석유화학 계열사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자본 확충 참여 계획을 철회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금융계열사 흥국생명의 전환우선주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흥국생명은 지난달 1일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을 이유로 해외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 행사를 연기했다. 이후 국내 보험사와 은행이 발행한 한국물 외화표시채권 가격이 급락하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속출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흥국생명은 같은 달 7일 입장문을 통해 "2017년 11월 발행한 5억달러(발행 당시 환율 기준 5571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상환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며 "태광그룹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지달난 9일 내부 자금과 은행 대출 등으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말 157.8%였던 흥국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밑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광산업이 자금 지원을 검토한 것도 낮아진 RBC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태광산업의 주주들과 시민단체 등은 흥국생명에 대한 자본 지원 검토 소식에 반발했다. 흥국생명과 지분 관계가 없는 태광산업을 동원해 현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해당기업 주주가치 훼손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임 우려도 제기됐다.
태광산업의 지분 5.8%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이는 대주주를 위해 태광산업 소액주주의 권리를 희생하는 결정"이라며 "흥국생명 대주주인 이호진 회장을 위해 태광산업과 태광산업 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태광산업과 흥국생명은 직접 지분 관계가 없다. 두 회사의 대주주가 이호진 전 회장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이다. 특히 흥국생명의 대주주는 이호진 전 회장으로 전체 지분의 56.30%를 들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 역시 총수 일가와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개인 회사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기여하고 현재 보유 중인 가용자금을 활용한 안정적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환우선주 인수를 검토했으나, 상장사로서 기존사업 혁신 및 신사업 개척에 집중하기 위해 이를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