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머니S 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중소형주 '따상' vs 대형주 '철회' 극과 극 IPO
② 컬리·오아시스 대어급 IPO 철회… 장외주식 주가에도 '찬물'
③ 꿈비·오브젠 등 새내기株 평균 수익률 세자리… 코스피 온기는 언제?


올들어 중소형 종목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올해 상장한 공모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따상'(공모가 2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에 성공한 데 이어 대부분의 공모 기업들이 현재까지도 공모가 대비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반면 대형주들은 IPO 시장에 불어닥친 잔혹사를 좀처럼 끊어내지 못하고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모가가 높은 대형주의 경우 투자심리가 완전히 살아나기에 당장은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게 얼마만이야" 중소형 공모株 '따상' 행진


그래픽=머니S 강지호 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9곳 가운데 ▲미래반도체 ▲오브젠 ▲스튜디오미르 ▲꿈비 등 4곳이 따상으로 상장 첫날 마무리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따상을 기록한 기업은 ▲케이옥션 ▲유일로보틱스 ▲포바이포 3곳에 불과했다. 올해 IPO 시장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그중 올해 네 번째 따상 기업에 이름을 올린 꿈비는 올들어 첫 '따상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2거래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꿈비는 IPO 과정에서부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지난달 26~27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15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4000원~5000원) 최상단인 5000원으로 확정했다. 이후 이어진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1772.5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해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스튜디오미르가 따상에 성공했다. 스튜디오미르는 공모가(1만9500원) 대비 두 배인 3만9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증시 입성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5만700원까지 올랐다. 지난 1월 말 상장한 오브젠과 미래반도체도 따상을 기록한 뒤 현재까지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형 공모주가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모가와 적은 유통 물량을 꼽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IPO 시장 침체로 아직 시장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은 분위기 속 비교적 부담이 적은 종목들로 투자심리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하로 덩치가 작은 기업들은 유통 물량이 20~30%로 적어 대형주에 대비 주가가 오르기 쉽다.



실제 ▲스튜디오미르(1004억원) ▲미래반도체(866억원) ▲한주라이트메탈(603억원) ▲꿈비(397억원)의 최종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000억원 안팎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컬리, 케이뱅크 등 대형주들의 상장 일정은 중단됐지만 국내 공모시장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공모가 하향 조정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고 시장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콘텐츠나 인공지능(AI), 로봇 등 성장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체면 구긴 대어… 시장 회복은 먹구름

이와 달리 대어급은 좀처럼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대어로 주목받았던 컬리와 케이뱅크가 상장을 미룬 데 이어 오아시스 역시 수요예측에서 부진하면서 증시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 기업들과 달리 대어급 기업들은 여전히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상장 일정을 연기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컬리가 지난달 4일 상장을 철회한 상황에서 오아시스 역시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사' 타이틀을 따내는 데 실패했다. 오아시스는 지난 13일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7~8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희망 공모가 3만500~3만9500원을 제시했지만 대다수 기관 투자자들이 2만원 이하에 주문을 낸 것으로 알려져 공모가를 확정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조(兆) 단위 대어급이던 오아시스가 올해 IPO 시장의 향방을 가리키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향후 시장 분위기도 불투명해졌다고 보고 있다. 올들어 컬리,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골프존카운티에 이어 오아시스까지 상장을 철회하면서 당분간 IPO 시장에서 대어를 향한 부정적인 투자심리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상장이 예정된 또다른 대어급 IPO 후보군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K에코플랜트 ▲LG CNS ▲CJ올리브영 ▲두산로보틱스 등이다. 대어급 IPO의 대부분은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 기업가치를 낮출 수 없고 구주매출이 있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상장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이 시행될 경우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올해부터 IPO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들의 뻥튀기 청약(허수성 청약)을 막기 위해 사전수요조사가 허용하는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통해 적정 공모가가 산정되고 허수성이 아닌 실제 수요와 납부 능력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다수 기업이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 이하로 결정하면서 향후 공모가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하반기 정부의 '허수성 청약방지 등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이 시행된다면 공모가가 더 합리적으로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