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항체약물접합(ADC) 신약 후보물질 3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됐다.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3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대상에 지정됐다. 내년부터 초기 임상 결과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신약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전략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3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ADC 항암 신약 후보물질 'CT-P73'이 FDA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CT-P70과 CT-P71, CT-P73 등 ADC 후보물질 3종이 모두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FDA 패스트트랙은 중증 질환 가운데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치료제의 개발과 심사를 지원하는 제도다. 지정 이후 개발 과정에서 FDA와 협의를 확대할 수 있고 요건을 충족하면 허가자료를 준비되는 대로 제출하는 롤링 리뷰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 자체가 신약의 효능이나 최종 허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임상·허가 전략을 FDA와 조기에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번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CT-P73은 조직인자를 표적으로 하는 ADC 후보물질이다. 백금계 항암화학요법 치료 이력이 있는 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지정됐다.

셀트리온은 비임상 연구에서 CT-P73이 기존 치료제인 티소투맙 베도틴과 비교해 유사하거나 높은 수준의 항종양 효과와 개선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조직인자가 과발현되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개발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ADC 후보물질인 CT-P70은 c-MET, CT-P71은 넥틴-4(Nectin-4)를 각각 표적한다. 셀트리온은 ADC 3종 가운데 2개 후보물질의 임상 1상 파트 1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탑라인 결과를 차례로 공개할 계획이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CT-P70은 내년 3월 임상 1상 파트 2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공개될 초기 임상 데이터가 셀트리온 신약 사업의 방향을 가르는 첫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ADC 후보물질을 동시에 임상에 올려놓은 만큼 모든 파이프라인을 끝까지 직접 개발하기보다 임상 결과와 경쟁력을 비교해 투자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데이터가 우수한 후보물질은 직접 개발·상업화하고 외부 협업의 효율이 높은 물질은 기술이전을 선택하는 식으로 연구개발비 부담과 수익화 시점을 조절할 여지가 생긴다.

셀트리온의 신약 사업이 파이프라인 확대 단계에서 옥석 가리기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제품 출시와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실적을 좌우하는 반면 신약은 임상 성공 가능성과 개발비, 출시까지 걸리는 기간을 함께 따져야 한다. 내년 공개되는 ADC 임상 결과가 후보물질별 사업화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자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셀트리온은 ADC뿐 아니라 다중항체 기반 후보물질 CT-P72을 연내 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ADC와 다중항체 등으로 신약 후보군을 넓혀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사업 구조를 중장기적으로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임상 단계에 있는 ADC 후보물질 3종 모두가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서 FDA와 긴밀하게 협의하며 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임상 데이터와 시장성을 평가해 자체 개발·상업화와 기술이전을 후보물질별로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