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에 대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반사이익이 예상보다 적을 전망이다. 중국이 목표로 세운 경제성장률이 낮을 뿐 아니라 리오프닝 효과도 실물경제에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최근 경영 여건이 좋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최소 올해 상반기 동안은 실적 개선에 실패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 조치가 내려졌던 전년도 목표(5.5% 안팎)보다 0.5%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로 역대 최저치다. 올해 초 중국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이 제안한 6%, 골드만삭스 전망치 6.5%보다는 1%포인트 이상 낮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낮춘 배경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IRA는 전기차(배터리 포함),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산업에서, 반도체 지원법은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세계 경제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경제성장률 목표 하향에 영향을 줬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낮춰 잡으면서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리오프닝 수혜가 예상보다 덜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지난해 12월부터 리오프닝 조치를 펼쳤으나 가장 중요한 수요 회복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며 "양회에서 경제성장률 목표를 내린 탓에 상반기 동안은 현상 유지 정도만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양회가 끝났지만 구체적인 정책이 추가로 언급되지 않으면서 시장 반응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리오프닝 효과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한동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철강업계뿐만 아니라 반도체, 석유화학 등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철강사, 상반기 실적 악화 전망… 전기료·원자잿값 상승 영향도
올해 상반기 철강사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41조5941억원, 영업이익 1조3417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69.2% 하락이다. 현대제철도 올해 상반기 매출 13조5721억원, 영업이익 6249억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5.5%, 58.9%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적 악화는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수요 회복이 더딜 뿐 아니라 전기료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환경도 좋지 못한 탓이다.
한국전력은 올해 1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13.1원 인상했다. 요금 인상으로 전기로 비중이 높은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이 연간 수백억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점을 감안, 2분기에도 전기료가 오를 가능성이 커 업계 부담이 심화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초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요금이 kWh당 1원 오르면 연간 원가 부담이 100억원 가중된다"고 밝혔다.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가격 상승도 우려 사항이다. 산업부 원자재가격정보를 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말(12월30일) 톤당 117.4달러에서 이달 9일 톤당 129.0달러까지 올랐다. 9.9% 상승이다. 제철용 원료탄은 같은 기간 톤당 294.5달러에서 톤당 366.0달러로 24.3%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인상해야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